[리뷰] 너는 주몽 나는 온달… 극장문 열면 '고구려'

입력 : 2010.02.03 23:53

체험연극 '박물관은 살아있다'

《박물관은 살아 있다》의 활쏘기 체험 장면. 과녁을 맞히면‘오늘의 주몽’칭호를 받는다. / 아트브릿지 제공
'고구려 탐험대원'은 눈가리개부터 썼다. 시각은 닫고 촉각을 연 것이다. "자, 출발!" 앞 친구 어깨를 잡고 줄줄이 입장하는데 바닥엔 스펀지, 인공 잔디, 에어캡이 깔려 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도 표정은 싱글벙글이다. "이제 동굴 속으로 들어가니까 머리 숙이세요!" 앞이 안 보이는 아이들은 진짜 동굴이 있다고 믿는다. 눈가리개를 벗으면 별이 가득한 고구려의 밤하늘이 펼쳐진다.

역사탐험 연극 《박물관은 살아 있다》는 고구려의 주몽과 함께 직접 활시위를 당겨 보고, 여럿이 한팀이 돼 고구려 고분벽화를 퍼즐로 맞추고, 벽화에 담긴 이야기를 역할극으로 꾸미면서 흘러간다. 참가한 아이들은 사슴·호랑이·왕·비단장수·사냥꾼은 물론 바람·산 역할도 해내야 한다. 참관하는 엄마들은 아이가 남 앞에서 말하고 표현하는 그 순간을 가장 좋아했다. 아이들은 그림자극으로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를 만날 때에도 자유롭게 개입했다.

《박물관은 살아 있다》는 연극놀이와 역사교육, 체험의 결합이다. 탐험대원이 된 아이들은 수렵도 등 고구려 벽화 속으로 들어가고 고구려 무술도 배운다. 공간의 미학이 '수공업'이라 아쉽지만, 한 호흡으로 이야기를 완성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집에 가서 응용하고 싶어진다. 학교를 찾아가는 교육연극으로 인기를 끌었고, 초등 1~3학년의 반응이 가장 뜨겁다. 양적인 팽창을 고민하는 다른 아동극과 달리 회(回)당 입장객을 30명으로 제한한 역발상도 주효했다.

이 연극은 탐험대원들이 연꽃 종이에 소원을 적어 나무에 붙이는 것으로 끝난다. 부모가 읽어야 할 아이들의 마음이다. '저를 괴롭히는 애들 혼내주세요' '닌텐도 갖고 싶어요' '수입이 짭짤했으면 좋겠다' '예쁘게 해주세요' '숙제 조금 하게 해주세요' '엄마 잔소리 그만하게 해주세요' '우리 가족 행복하게 해주세요' '엄마 아빠 싸우지 않게 해주세요'….

▶7~11세 관람가. 6~7일, 12~28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연습실. (02) 741-3581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