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이 이토록 따뜻했던가

입력 : 2010.02.01 23:39   |   수정 : 2010.02.01 23:43

최기석 Untitled展

최기석의 조각전《무제》의 전시장 내부. / 갤러리2 제공
지난 2008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2에서 열렸던 조각가 최기석의 개인전 《Untitled(무제)》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올해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있는 최기석의 또 다른 《Untitled》전(展)도 흥미로울 것이다.

2008년 전시에서 철(鐵)을 통해 남성성을 표현했던 최기석(경기대 교수)은 이번 전시에서는 같은 재료를 이용해 어떻게 여성성을 표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최기석은 2008년 전시에서 모두 104개의 철 조각을 등장시켰다. 조각 하나하나는 17㎝로 이뤄진 입방체로 일렬로 늘어서서 무거우면서도 남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조각을 살펴보면 '석유통' '석재(石材)' '벽돌' '대량생산'을 떠올리게 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직경이 50㎝인 30개의 구(球)를 제작했는데 2년 전과 비교해 배치부터 자유스럽게 시작했다. 마치 구르는 공처럼 전시장 안에서 자유롭게 놓여 있다. 하나하나의 조각은 막 탄생한 원시의 지구 같기도 하고, 아파하는 지구 같기도 하다. 뭉쳐 놓은 털 뭉치 같은 것도 있고 기워서 만든 퀼트 같은 모습의 구(球)가 온화함을 표현한다. 각각의 조각들은 철이라고 하는 재료가 갖는 차가움과 딱딱함을 벗고 공간에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우주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행성들을 보고 있는 것 같다. 표면의 다양한 표현은 우주의 행성만큼 다양하게 다가온다. 전시는 13일까지 이어진다. (02)3448-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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