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2.10 03:28
두 악기 함께 공연하는 박두리나
한국의 해금과 중국의 얼후(二胡)를 넘나드는 국악 연주자 박두리나(26)씨의 왼손에는 굳은살이 손가락마다 두 곳씩 박여 있다. 얼후의 철현(鐵絃)을 집느라 손끝에 한 번, 해금의 명주실 현을 당기느라 손가락 첫 마디에 한 번씩 가지런히 새겨진 것이다. 두 악기는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두 줄 현악기다. 하지만 생김새와 울림통부터 연주법까지 막상 차이가 크다 보니, 그는 "고생도 두 배로 한다"며 웃었다.
박두리나씨가 12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두 악기를 나란히 선보인다. 그래서 공연 이름도 〈해금, 얼후 그 두 줄의 사랑〉이다. 오로지 국악 외길을 걷기 바라는 음악계에서는 자칫 싸늘한 시선이 쏟아질 수 있는 모험이지만, 그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나왔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박두리나씨가 12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두 악기를 나란히 선보인다. 그래서 공연 이름도 〈해금, 얼후 그 두 줄의 사랑〉이다. 오로지 국악 외길을 걷기 바라는 음악계에서는 자칫 싸늘한 시선이 쏟아질 수 있는 모험이지만, 그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나왔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박씨는 국악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의 둘째딸이다. 언니 혜리나(28)씨는 가야금, 막내 세리나(18)씨는 한국무용을 전공하는 '중앙대 국악 가족'이다. 박씨가 2006년 해금 전공으로 졸업하자, 아버지는 중국 국립중앙음악원 유학을 권유하며 비행기 표를 끊어주었다. 박씨는 "낯선 땅에서 의사소통부터 악기 연주까지 무엇 하나 쉽지 않아 베이징에서 한 달간 악기에서 손을 놓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눈물이 멈추자 중국 음악계가 눈에 들어왔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은 물론 인도와 몽골·파키스탄의 음악들이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었다. 12일 연주회에서도 지영희류 해금산조와 함께 얼후 협주곡(박범훈 작곡) 등을 연주한다. 올해 중국 국립중앙음악원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아시아 음악이라는 넓은 범주에서 들여다볼 때 우리 음악도 더욱 잘 보인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 말에도 아버지의 지론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