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중·동구 원도심 '예술·문화 르네상스'로 새 활력

입력 : 2009.12.01 03:07

부산 40계단 주변 '원도심 문화창작지대' 조성
부산시, 빈 건물 17곳 구입
창작활동공간으로 지원… 산복도로엔 미술프로젝트

한때 부산의 중심이었으나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중·동구 지역의 원도심이 '예술'과 '문화'로 새로운 도약에 도전한다.

동광동 40계단 주변을 중심으로 문화창작지대를 만들고, 중구 부평동엔 창작지원센터를 조성하는가 하면, 동구 산복도로를 공공미술로 멋지게 꾸미고…. 올봄 문을 열고 '인문학 콘서트' 등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백년어서원'과 지난해 10월 문을 연 '용두산 미술의 거리' 등도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중구 동광동 40계단에 400~500명의 사람이 북적댔다. 평소엔 오가는 사람이 손으로 꼽을 정도로 한적한 곳이다. 그런데 인파가 몰려든 것은 문화공간인 '백년어서원(051-465-1915)'이 연 '첫번째 인문학콘서트 2009' 때문이다. 역사, 기억, 삶이 녹아 있는 인문에다 음악, 춤, 노래, 가요가 어우러진 '어울림'의 자리였다.

지난달 14일 오후 부산 중구 동광동 40계단에서 처음 열린 문화공간‘백년어서원’주최의‘인문학콘서트 2009’중 학춤 공연을 참가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백년어서원처럼 문화와 예술로 중·동구 등 원도심 지역을 재생시키려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부산 중구 동광동 40계단에서 처음 열린 문화공간‘백년어서원’주최의‘인문학콘서트 2009’중 학춤 공연을 참가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백년어서원처럼 문화와 예술로 중·동구 등 원도심 지역을 재생시키려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 서원은 매주 인문학 깊이 읽기·주말 문화 읽기 행사를 갖는 등 매월 10여 차례 이상 모임과 강연회를 열고 있다. 모임마다 20~40여명씩 시민·마니아들이 찾고 있다. 백년어서원 주인 김수우(여·50)씨는 "작지만 원도심에 술렁임이 싹 트기 시작했다는 게 큰 성과라 생각한다"며 "서울서도 이 정도 모이는 모임이 없다며 놀라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백년된 물고기'의 몸짓은 광복·중앙동 등으로도 퍼져간다. 부산시는 중앙동 중부경찰서~40계단~광복동 일원에 '원도심 문화창작지대'를 만들 예정이다. '관용을 뜻하는 똘레랑스와 따로 또 같이의 뜻'을 합성한 '또따또'가(街)를 이름으로 붙였다. '또따또가'는 3억원의 시 예산으로 이 일대 17곳의 빈집이나 상가를 확보, 여러 장르 작가들의 창작활동 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집필공간(멀티아티스트센터, 여성작가 집필센터·40명 대상) ▲독립영화인들의 네트워크와 시민영상 교육을 위한 영화도서관 ▲독립영화인의 협업을 지원하는 디렉터존(3실 6명) ▲음악 감상과 교육을 위한 클래식뮤직갤러리 ▲원도심 캐릭터 개발을 위한 공예작가숍 등을 들어서게 한다는 것이 '또따또가' 조성을 주관할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회장 차재근)의 구상이다.

또 이를 전국에 널리 알릴 또따또가 문화편집센터, 다양한 국가의 문화체험공간, 국제청년갤러리 등도 운영한다는 생각이다. 차재근(52) 회장은 "종전의 창작 공간이 일부 장르에 국한되면서 작가 중심이었다면 우리는 아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 예술과 시민 간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연말까지 작가 공모를 거쳐 내년 1월쯤부터 2~3년간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따또가'에 인접한 중구 부평동2가 57의 2 옛 부평지구대 건물이 '부산 창작지원센터'로 변신한다. 3층짜리인 이 건물을 1층 전시공간, 2~3층 작가 5명 정도의 창작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공사를 마치고 2월 중 문을 연다.

이 '예술'의 불씨는 산기슭에도 번진다. 동구 초량~수정동 사이 산복도로 3㎞ 구간이다. 2억원을 투입, 10여곳에 조형물과 벽화, 경찰 초소를 개조한 주민 갤러리,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현재 작가와 작품을 공모 중이고 내년 2월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엔 문학·영화의 무대나 소리가 들리는 장소 등을 엮은 '스토리텔링 투어 코스 개발'도 포함된다.

부산시 박래희 문화예술과장은 "'원도심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오는 연말 문을 여는 중앙동 옛 부산시청 자리의 롯데타운 내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장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부산의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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