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광주서 대규모 국제미술행사 개막

입력 : 2009.12.01 03:10

에뽀끄·시립미술관 공동 '현대미술 광주아트비전'
국내·외작가 109명 참여… 18일까지 비엔날레관서

광주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해(홀수 해)에 선보이는 또 하나의 대규모 국제 미술행사 '국제현대미술광주아트비전'이 1일 두 번째 막을 올린다. 지난 2007년에 이어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18일까지 선보인다.

(사)현대미술에뽀끄(이사장 최석현)와 광주시립미술관(관장 박지택)이 '아시아 패닉()'이라는 주제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 중인 외국 작가 20명과 국내 중견·청년 작가 등 109명이 참여했다.

유재균 작‘not wanted’, 최인준 작‘Composition-2009’.
유재균 작‘not wanted’, 최인준 작‘Composition-2009’.
전시는 주 전시인 '아시아 패닉'(비엔날레 제1전시관)과 '안티 인터내셔널'(2층 1관), '한국현대미술청년전'(2층 2관) 등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아시아 패닉'은 현대화 과정에서 어느 지역보다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아시아의 역동적 에너지와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예술의 발언'들을 선보인다. 중국에서 잡혀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탈북자 문제를 비롯, 중국 소수민족 탄압, 동남아시아의 독재와 독점자본의 횡행 등 실재하는 '패닉'에 대한 작가들의 관찰과 치유를 위한 '발언'을 만날 수 있다.

전시총감독 장석원(전남대) 교수는 "예술은 사회적 현실에 대해 시각적 미화나 장식적·상업적 요구에 순응하기를 거부해야 한다. 독재권력이나 정치적 편견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인간의 아름다운 삶을 방해하는 어떤 요소에 대해서도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의 패닉은 예술로서 먼저 치유의 세례를 받아야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은 희망의 불씨가 싹을 틔워, 삶의 장애가 되는 패닉이 사라지고 진정한 희망과 용기의 힘이 배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출품작 가운데 중국에서 작업해온 이탈리아 작가 알레산드로 롤란디(Alessandro Rolandi)의 설치작품 '상실과 발견의 집'을 비롯, 하나하나코(Hana hanako) 그룹의 모빌작품, 하이힐에 바퀴를 달아 원격조정하도록 만들어진 쇼코 토다(Shoko Toda)의 '컨트롤링 컨트롤', 김인경의 설치 '몽환포영', 부와 권력·섹스와 관련한 부정적 이미지를 시각이미지로 표현한 유재균의 작품, 사람의 키보다 높은 이매리의 초대형 하이힐 설치, LED 빛을 이용한 진시영의 '웨이브' 등이 눈길을 끈다. 일본 작가 메구미 쉬미즈(Megumi Shimizu)는 개막행사 때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안티인터내셔널 섹션은 인도 특유의 문양을 보여주는 수바나의 그림과 자오 준 쉥의 연필화 '사랑의 언어', 물을 머금은 화선지의 번짐을 보여주는 강운의 '물위를 긋다', 김종일의 오브제 '기억의 회랑', 박성남의 '댄서의 꿈' 등 주로 에뽀끄 회원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국현대미술청년전에서는 김건일 나현 박관우 박인선 서진옥 송영욱 안정 오민정 유비호 이상윤 임주연 임지연 전윤정 정찬부 조경희 조해영 최제헌 한윤정 한지석 황정후 등 20~30대 작가들이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박지택 관장은 "이번 전시는 광주의 미술단체와 기획자, 작가들이 손수 만든 자생적 전시라는 데 큰 뜻이 있다"며 "이런 자생력은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로 가는 과정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은 1일 오후 4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1관에서 열린다. 문의 ☎(062)608-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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