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장수 공연예술단체인 동춘서커스단이 해체 고비를 넘겼다. 동춘의 박세환 단장은 지난 29일 서커스단 홈페이지에 '국민 여러분이 동춘서커스를 살리셨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국민에게 감사한다. 새로운 프로그램, 재미있고 우수한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1925년 창단한 동춘서커스단은 허장강·서영춘·배삼룡·남철·남성남·장항선 등이 거쳐간 단체로 1960년대 호황기에는 단원이 250명(현재 40명)에 달했다. 그러나 TV·영화 등에 밀려 경쟁력이 계속 약해졌고 올해는 신종플루로 관객이 급감하며 존폐 위기에 처했다. 박 단장은 지난 10월 "더 버틸 힘을 잃었다. 11월 서울 청량리 공연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춘서커스단을 살린 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 노동부와 맺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 업무협약'이다. 두 부처는 문화·체육·관광 분야에 200여개의 사회적 기업을 인증·육성하고 3000여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30일 "동춘서커스단과 관련된 일자리 창출안은 현재 노동부에서 심사 중"이라며 "통과될 경우 동춘은 단원 15명의 월급을 1인당 83만7000원씩 1년간 지원받게 된다"고 밝혔다. 총액으로 약 1억5000만원이다. 박세환 단장은 "서커스단을 재정비할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공사장(잡역부), 야간업소 등으로 흩어졌던 단원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동춘서커스는 12월 17일까지 서울 청량리 수산시장에서 공연하며, 12월 19일부터는 경기 김포실내체육관으로 무대를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