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설퍼서 더 매력적인 '원초적 연극'

입력 : 2009.11.19 03:02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 '세르쥬의 효과'

연극 《세르쥬의 효과》에서 관객은 어색함의 미학을 발견한다.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의 연기는 서툴지만 친근하다. 관객은 그 낯선 풍경에 분노하기는커녕 관대했고 아이처럼 웃으며 빠져들어갔다. 드라마틱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무대와 객석은 원초적인 연극 놀이에 더 강한 화학반응을 일으켰다. "이상한데 웃긴 공연"이라는 평처럼,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 중 가장 신선했다.

프랑스에서 온 《세르쥬의 효과》는 우주인 복장을 한 배우(세르쥬)가 등장해서 "우리는 지난번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합니다"라고 말할 때부터 여느 연극과는 다른 길로 갔다. 세르쥬의 방에서 펼쳐지는 이 연극은 매주 일요일 저녁 세르쥬가 이웃(배우가 아닌 일반인)을 초청해 하는 짤막한 쇼들을 품고 있다. 잡동사니가 많고 카펫 속으로 기어다니는 세르쥬를 보면서 관객은 그의 공연을 기대하고 또 참여하고 싶어진다.

연극과 일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신선한 충격을 준《세르쥬의 효과》./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공
연극과 일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신선한 충격을 준《세르쥬의 효과》./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공

대머리인 세르쥬는 무선조종되는 장난감으로 '헨델 음악에 맞춘 회전 효과'를,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경적으로 '바그너 음악에 맞춘 빛의 효과'를, 벽에 레이저를 쏘며 '존 케이지 음악에 맞춘 레이저 효과'를 각각 보여줬다. 단순하고 어설프지만 수공업이라서 인간적인 특수효과였다. 관객은 이 반복과 변주의 사이클 속에서 흥미로운 경험과 기대를 이어나갔다.

이 연극이 좋은 건 너무 요란하거나 '달콤한 거짓'인 다른 연극들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모른다. 《세르쥬의 효과》는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연극으로 즐거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엔딩 장면도 유머러스했다. 모두 떠난 뒤 세르쥬는 "이것으로 공연을 마친다"면서 다음 작품을 소개한다. "제가 가발을 쓰는데 투명인간이 될 겁니다. 이렇게요…." 무대는 공중에 매달린 가발들의 춤으로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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