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정의신… 이번엔 바케레타!

입력 : 2009.11.10 03:31

'야끼니꾸 드래곤' 연출가
배종옥·이원승 등과지방 극단 배경으로한
오락성 코미디 공연

정의신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의 극작가 겸 연출가인 재일교포 정의신이 돌아온다. 지난해 초연한 이 한일 합작 연극으로 일본에서 아사히 공연예술상과 요미우리 연극상을 휩쓴 정의신은 《바케레타!》(26~29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로 다시 한국 배우들과 뭉쳤다. 배종옥·서주희·이원승·우상전 등 낯익은 얼굴들이 출연하는 연극이다.

"《야끼니꾸 드래곤》이 40년 전 재일교포 철거민 가족의 삶을 그린 무거운 연극이라면, 《바케레타!》는 지방의 작은 극단을 배경으로 한 오락성 짙은 코미디입니다. 이 연극으로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 죽는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전하고 싶습니다."

《바케레타!》에 출연하는 서주희·오종훈·우상전·이원승·배종옥(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대학로예술극장 제공
《바케레타!》에 출연하는 서주희·오종훈·우상전·이원승·배종옥(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대학로예술극장 제공
《바케레타!》는 귀신을 소재로 한 납량연극의 연출가 민규(이원승)가 암(癌)으로 입원하고, 주인공 혜주(배종옥)가 갑자기 그 대신 연출을 맡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민규의 전 애인이었던 혜주와 현재 애인인 조연출 미희(서주희)가 충돌하고 다른 배우들도 우왕좌왕한다. 민규는 결국 죽고 유령으로 다시 나타난다.

정의신 작품들이 흔히 그렇듯, 이 연극에도 귀신이 등장하고 식사 장면이 나온다. 제사(祭祀)를 닮았다.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극작가는 "귀신은 이승에서 우리와 공존하고, 연극은 제사와 비슷하다"며 "먹는 행위는 원초적이지만 좀 떨어져서 보면 웃기고 슬프다. 인생이 그렇다"고 말했다.

《데드 피쉬》 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배종옥은 이 연극에 대해 "흘러가는 작은 감정들을 끄집어내 사람이 사는 이유, 장차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포착하는 방식이 섬세하다"고 말했다. 서주희는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연출가를 만나 10년 만에 '연출 울렁증'이 생겼다"며 웃었다. 이원승은 "매일 코미디 연기술을 지도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바케레타!》는 2006년 일본·필리핀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필리핀 국립극단이 세계 초연한 연극이다. 지난달에 정의신이 이끄는 극단 '바다의 서커스'가 일본 도쿄에서 공연했고, 이번 서울이 세 번째 무대다. 제목에는 귀신(바케) 이야기를 작은 오페라(오페레타) 형식으로 푼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야기의 바탕은 실화다. 정의신은 "이 희곡을 쓰기 전 내가 존경하던 지방의 한 연출가와 재일교포 배우 김구미자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어쩌면 먼저 간 연극인들에 대한 오마주(hommage)"라고 했다. 정의신은 내년에는 극단 미추와 연극 《B급 재판》을 초연하며, 2011년에는 한국 국립극단과 공연할 예정이다. (02)3673-5576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