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러 수교 20주년… 한국문화 페스티벌 열 것"

입력 : 2009.11.04 03:07

미하일 보리소비치 피오트롭스키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장

미하일 보리소비치 피오트롭스키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장./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창경궁 전각들을 산책하다 보니 한국의 굴곡진 역사가 피부에 와 닿더군요. 궁중 의상들은 놀랍도록 아름답고, 초상화들에선 독특한 질감이 느껴졌습니다."

미하일 보리소비치 피오트롭스키(65)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장이 첫 방한(訪韓) 소감을 쏟아냈다. 3일 열린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국제포럼' 참석차 한국에 온 그는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건물과 전시실 배치가 관람객들의 동선을 배려해 잘 짜여 있더군요. 전통 문화유산과 현대적 건축물이 뛰어난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이 자긍심을 가질 만한 박물관입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에르미타주박물관은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고대 스키타이족의 보물과 중앙아시아 유물부터 레오나르도 다 빈치·렘브란트·마티스 등의 작품까지 소장 유물만 300만점에 달한다. 피오트롭스키 관장은 부친(1964~1990)에 이어 1992년부터 에르미타주 관장직을 맡아 왔다.

그는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내년 6월부터 에르미타주박물관에서 한국 유물 340점이 전시될 예정이라 기대가 크다"고 했다. "단순히 한국 유물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한국 음식과 의상 등을 다각도로 소개하는 한국문화 페스티벌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래의 박물관은 보수적인 역동성을 지녀야 합니다. 나라의 전통과 역사적 뿌리를 간직해야 한다는 보수성, 그런 소중한 유산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역동성이죠." 그는 "2014년 에르미타주박물관 250주년을 맞아 러시아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향유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