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계의 '이단아' 조윤범
본방: 30일 오후 10시50분
재방: 11월1일 오후 1시50분
클래식 음악계에서 '괴물'이자 '이단아'로 불리는 현악 4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 조윤범(34)씨는 자기소개에 어느 학교 출신인지 굳이 밝히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씨는 케이블TV의 클래식음악 해설 프로그램인 '파워 클래식'을 진행한다. 디지틀조선일보의 케이블채널인 '비즈니스앤(Business&)'의 인터뷰 프로그램인 강인선라이브에 출연한 조씨는 요즘 "과분하다고 할 정도의 반응을 받고 있다"고 했다.
9년 전 "3년 동안은 연습만 한 후 공연하자"는 결심으로 출발한 콰르텟엑스는 요즘 1년에 200~250회 연주를 한다. 콘서트홀은 물론이고 낙도와 오지, 정부와 기업체까지 어디든 찾아가서 연주한다. 영화에도 출연했고 회원이 3000명이 넘는 팬클럽도 있다. 시작할 때만 해도 현악 4중주단 활동만으로 먹고살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돈 걱정보다 몸 걱정을 한다"고 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조씨가 무대 위에서 강연과 연주를 동시에 하는 새로운 시도는 클래식 음악에 관심 없는 사람들의 눈길도 붙들 수 있을 정도로 특이하다. 그는 "우연히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장면을 보고 '저런 식으로 음악강의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조씨는 여덟살 때 시작한 바이올린을 그만둘 뻔했다. 그러나 의대생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거들어주다가 음악에 대한 그들의 열의와 겸손한 자세를 보고 "이것이 정답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음악에 모든 걸 걸고 현악 4중주단을 해보기로 했다. 그는 "작곡가들이 혁신적인 시도를 실험할 때는 대개 현악 4중주를 작곡한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음악이 다 모여 있어 여기에 빠지면 헤어날 수가 없다"면서, "전공자들도 현악 4중주는 제일 늦게 하는 거라고 하고 애호가들도 마지막으로 듣는 음악"이라고 했다.
조씨는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꺼리는 일들도 과감하게 시도해왔다. 음악에 제목을 달고, 악장을 쪼개서 연주하는가 하면, 표정과 과감한 제스처도 활용했다. 옷차림도 특이하고 지하철역에서도 연주한다. 그는 "굉장히 많은 곳에서 가장 대중적인 공연을 하지만 매년 베토벤 전공 연주회도 한다"면서, "새로운 시도와 정통적인 방법을 동시에 하면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