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0.29 05:24
'안 봐도 비디오' 같은 텍스트들이 있다. 한국고전 중에는 심청전이, 서양고전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그렇다. 그래서 이 두 작품은 종종 재해석에 승부를 건다. 올가을 서울예술단은 심청이가 용궁으로 가지 않는 뮤지컬 《청 이야기》(연출 이종석)를, 극단 여행자는 굿으로 한국화시킨 연극 《햄릿》(연출 양정웅)을 각각 초연한다.

《청 이야기》에서 청이는 바닷가에서 선원들의 빨래를 해주며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씩씩한 소녀다. 쪽진 머리에 한복 입고 궁중춤을 추는 청이는 없다.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그녀가 흘러들어 간 곳은 용궁이 아니라 외딴 섬이고, 그곳에 유배된 왕자 희원과 사랑에 빠진다.
연출은 《파이브 코스 러브》 《쓰릴 미》의 이종석이 맡는다. 그는 "심청전은 누구에게나 익숙해서 새로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이야기를 비틀고 인물마다 특별한 동작(춤)도 붙였다"고 했다. 모든 배우가 2시간 내내 무대에 노출되고 12인조 오케스트라를 무대 중앙에 올려놓는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작곡했던 작곡가 최귀섭은 "이번 멜로디는 고전에 담긴 단순성에 현실 감각을 더했고 여백의 미도 살렸다"고 했다.
현실적이고 당당한 소녀 심청(김혜원), 사춘기의 방황을 겪지만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는 왕자 희원(장현덕·임병근), 청이를 마음에 품은 청년 덕이(박영수)가 사랑의 삼각형을 만든다. "운명의 파도 내모는 대로/ 휩쓸려 가야 하는 건가~"로 흐르는 노래 〈잠 못 이루는 밤〉이 좋다. 가수(고미경)가 이야기를 열고 닫는다. 시소로 다리·배 등을 표현하는 장면, 수묵화 같은 무대 디자인이 볼거리다.
11월 14~2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501-7888
연출은 《파이브 코스 러브》 《쓰릴 미》의 이종석이 맡는다. 그는 "심청전은 누구에게나 익숙해서 새로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이야기를 비틀고 인물마다 특별한 동작(춤)도 붙였다"고 했다. 모든 배우가 2시간 내내 무대에 노출되고 12인조 오케스트라를 무대 중앙에 올려놓는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작곡했던 작곡가 최귀섭은 "이번 멜로디는 고전에 담긴 단순성에 현실 감각을 더했고 여백의 미도 살렸다"고 했다.
현실적이고 당당한 소녀 심청(김혜원), 사춘기의 방황을 겪지만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는 왕자 희원(장현덕·임병근), 청이를 마음에 품은 청년 덕이(박영수)가 사랑의 삼각형을 만든다. "운명의 파도 내모는 대로/ 휩쓸려 가야 하는 건가~"로 흐르는 노래 〈잠 못 이루는 밤〉이 좋다. 가수(고미경)가 이야기를 열고 닫는다. 시소로 다리·배 등을 표현하는 장면, 수묵화 같은 무대 디자인이 볼거리다.
11월 14~2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501-7888

극단 여행자의 《햄릿》은 살풀이로 햄릿의 복수심에 접근한다. 2006년 한국 최초로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한 극단이며, 이번 신작도 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양정웅 연출은 "아버지의 죽음에 응어리를 품은 햄릿은 직관적으로 굿을 떠올리게 한다"며 "죽은 영혼이 무당의 몸을 통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햄릿이 아버지의 유령을 만날 때, 물에 빠져 죽은 오필리어를 추모할 때, 독 묻은 칼을 맞고 햄릿이 죽어갈 때 등에서 굿이 등장한다. 원작의 대사들을 가능한 한 살리면서 몸짓과 이미지로 비극을 표현한다. 무속 음악과 안무의 에너지가 기대된다. 의상은 극단 여행자의 전작 중 《페르귄트》처럼 모던한 무채색이다. 전중용이 햄릿, 김지령이 오필리어, 정해균이 클로디어스를 맡는다.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1949년 국내 최초로 《햄릿》(연출 이해랑)이 공연된 무대이다. 1544-1555
햄릿이 아버지의 유령을 만날 때, 물에 빠져 죽은 오필리어를 추모할 때, 독 묻은 칼을 맞고 햄릿이 죽어갈 때 등에서 굿이 등장한다. 원작의 대사들을 가능한 한 살리면서 몸짓과 이미지로 비극을 표현한다. 무속 음악과 안무의 에너지가 기대된다. 의상은 극단 여행자의 전작 중 《페르귄트》처럼 모던한 무채색이다. 전중용이 햄릿, 김지령이 오필리어, 정해균이 클로디어스를 맡는다.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1949년 국내 최초로 《햄릿》(연출 이해랑)이 공연된 무대이다.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