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세운 뒤 기업 호감도 급상승"

입력 : 2009.10.13 03:09

난조 후미오 日 모리미술관장

모리미술관의 난조 후미오(南條史生·60) 관장.

"세계 미술은 글로벌화되면서 아시아의 미학이 서구와 동등하게 부상할 것입니다. 특히 경제 위기 이후 서구 중심의 미학에 큰 변화가 올 것입니다."

일본 현대미술관인 모리미술관의 난조 후미오(南條史生·60) 관장이 최근 양현미술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난조 관장은 2006년부터 모리미술관을 이끌어왔으며, 영국의 터너상 심사위원(1998년)과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심사위원(2005년) 등을 지냈다.

모리미술관은 도쿄 롯폰기 모리타워 53층 꼭대기에 마련된 미술관으로 '하늘 아래 있는 미술관'으로도 불린다. 전시가 시작되면 휴관이 없고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것으로 유명하며 연간 평균 600만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난조 관장은 "모리미술관에 관람객이 많은 것은 전시도 좋지만 도쿄 중심에 있다는 이유도 크다. 바로 아래층에 있는 전망대와 미술관이 서로 상승효과를 내면서 관람객층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시작된 미술관이 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의 문화와 경제 수준에 맞는 형태들이 생기고 있다"며 "아시아에 미술 붐이 일면서 수백만 개의 미술관이 생겨나겠지만 각각 형태가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조 관장은 한국 미술에 대해 "시장이 강하고 작가층도 두터운 것이 강점"이라면서 "테크놀로지와 순수미술이 동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 현대미술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같이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스타일이 주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훨씬 다양하니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커미셔너였던 난조 관장은 11월 '의학과 예술'을 주제로 한 모리미술관 전시를 직접 기획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부동산개발 기업인 모리빌딩주식회사가 지은 모리미술관은 기업이 세운 성공적인 미술관으로 꼽히고 있다. 난조 관장은 "회사가 전에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지만 미술관을 세운 후 일반인의 호감도가 크게 높아졌다"면서 양현미술상을 후원하는 한진해운의 역할을 평가했다. 그는 "모리빌딩주식회사는 미술관 운영을 위해 매년 10억엔 정도를 후원하고 있다"면서 "기업은 이익추구뿐만 아니라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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