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1774년 출판과 동시에 유럽인들에게 괴테의 이름을 각인시킨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반향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노란 조끼에 하늘색 프록코트를 걸치는, 일명 '베르테르 패션'은 당시 트렌드세터의 필수아이템이었다. 심지어 소설에 영향 받은 남성들 사이에 자살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훗날 모방 자살 현상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자신의 경험에 허구를 더해 완성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가 우연히 방문한 베츨러라는 마을에서 만난 샤를로트에게 반하면서 시작된다. 베르테르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이미 정혼자가 있던 샤를로트는 그의 구애를 뿌리치고, 정혼자인 알베르와 결혼하게 된다. 상심한 마음에 베츨러를 떠나 여기저기를 전전하던 베르테르는 결국 다시 돌아와 그녀의 품속에서 식힐 수 없는 사랑의 열병을 자살로 가라앉히게 된다.
 
노래하는 베르테르와 샤를로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젊은 남녀의 사랑과 자살이라는 단순한 플롯으로 구성되었으나 그 서정성으로 인해 문학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소설은 당시의 작곡가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었는데, 독일 작곡가 크로이체르의 오페라 '샤를로트와 베르테르'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작곡가 코치아가 동일한 제목의 이탈리아어 오페라를 발표했다. 하지만 오페라 버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왕좌는 프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가 차지했다.

'마농'·'르 시드'·'돈키호테' 등의 오페라를 작곡하며 당시 프랑스 최고 작곡가로 군림했던 마스네가 작곡한 오페라 '베르테르'는 괴테 원작을 오페라화한 작품 중 최고로 꼽힌다. 동시에 마스네의 '베르테르'는 프랑스 '오페라 리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칭송받는다. 소설이 가진 위상을 실추시키지 않으면서 문학과 또 다른 품격을 갖춘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는 괴테가 표현했던 샤를로트와 베르테르의 사랑을 감각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