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9.24 14:16

작가 김훈(61)씨의 소설 ‘남한산성’이 뮤지컬로 옮겨진다. 병자호란이 발발한 1636년 겨울 청나라 군을 피해 인조(1595~1649)가 신하들과 함께 남한산성에서 보낸 47일을 담는다.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결사항쟁과 투항 사이에서 고민하던 인조, 청나라의 침입, 가혹한 추위 등 혹독한 환경을 그래도 견뎌내는 인간들의 의지를 그렸다.
남한산성에서 인조가 주전파 김상헌과 주화파 최명길의 논쟁 속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찾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동안 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진다. 와중에 백성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린다. 청이 쏜 화포로 산성은 불바다가 되고, 결국 인조는 청에게 항복한다.
24일 서울 필동 한국의 집에서 열린 의상·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 조광화(44) 감독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전의 역사를 외면하거나 애써 묻어두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패전의 역사이기는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멋있게 느껴졌다”며 “고난과 수치를 견디고 결국 살아남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살까지 결심하는 등 많이 힘겨워한다. 이 작품을 통해서 혹독하게 살아남는 것에 대한 숭고함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원작과 뮤지컬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소설의 주제의식은 놓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뮤지컬은 일종의 쇼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볼거리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알렸다.
출연배우들은 무대 의상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 옷들을 디자인한 이유선 감독은 “전체적으로 자연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며 “보전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감을 주기 위해 과감하게 선택했다”고 밝혔다. “청나라 군사의 옷은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대나무를 곳곳에 부착했고 조선의 군사는 상대적으로 유한 느낌으로 삼베를 주로 이용했다. 옛날 옷의 고루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두루마기를 현대의 코트처럼 변형하기도 했다.”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 감독은 “소설의 주제의식처럼 고난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징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나는 대나무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장치가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조선은 평화로움을 드러내기 위해 면적인 구성, 청나라는 상대적으로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선적인 구성을 했다. 이 면과 선이 부딪칠 때 전쟁이 벌어지는 형식을 취했다.”
원작자 김훈씨도 한 마디 보탰다. “남한산성이 소재해 있는 성남의 시청과 아트센터가 직접 나서 훌륭한 뮤지컬을 만들어내 경의를 표한다”며 “남한산성이 뮤지컬로 인해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 김씨는 “남한산성의 문을 디자인 한 것을 미리 봤는데 비범한 성취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중에 떠 있어 허수아비 같이 비통한 느낌을 주면서도 선의 굴곡이 살아있어 강력한 느낌도 받았다. 좋은 솜씨”라고 만족스러워 했다.
성남아트센터는 남한산성 창작조형물 2개를 만들어 10월1일 센터 내 오페라하우스 야외광장과 센터 대로변 보행자 진입로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조국을 끝까지 지키는 열혈청년 ‘오달제’로는 탤런트 이필모(33)와 뮤지컬배우 김수용(33)이 더블 캐스팅됐다. 조국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복수로 치유하려는 평안도 관노 출신 청나라 통역사 ‘정명수’는 뮤지컬배우 이정열(40)과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25)이 번갈아 연기한다.
배해선(35), 성기윤(38), 조광화(44), 강신일(49) 등이 함께 한다. ‘남한산성’은 10월9일부터 11월4일까지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볼 수 있다. 031-783-8000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결사항쟁과 투항 사이에서 고민하던 인조, 청나라의 침입, 가혹한 추위 등 혹독한 환경을 그래도 견뎌내는 인간들의 의지를 그렸다.
남한산성에서 인조가 주전파 김상헌과 주화파 최명길의 논쟁 속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찾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동안 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진다. 와중에 백성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린다. 청이 쏜 화포로 산성은 불바다가 되고, 결국 인조는 청에게 항복한다.
24일 서울 필동 한국의 집에서 열린 의상·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 조광화(44) 감독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전의 역사를 외면하거나 애써 묻어두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패전의 역사이기는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멋있게 느껴졌다”며 “고난과 수치를 견디고 결국 살아남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살까지 결심하는 등 많이 힘겨워한다. 이 작품을 통해서 혹독하게 살아남는 것에 대한 숭고함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원작과 뮤지컬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소설의 주제의식은 놓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뮤지컬은 일종의 쇼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볼거리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알렸다.
출연배우들은 무대 의상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 옷들을 디자인한 이유선 감독은 “전체적으로 자연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며 “보전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감을 주기 위해 과감하게 선택했다”고 밝혔다. “청나라 군사의 옷은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대나무를 곳곳에 부착했고 조선의 군사는 상대적으로 유한 느낌으로 삼베를 주로 이용했다. 옛날 옷의 고루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두루마기를 현대의 코트처럼 변형하기도 했다.”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 감독은 “소설의 주제의식처럼 고난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징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나는 대나무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장치가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조선은 평화로움을 드러내기 위해 면적인 구성, 청나라는 상대적으로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선적인 구성을 했다. 이 면과 선이 부딪칠 때 전쟁이 벌어지는 형식을 취했다.”
원작자 김훈씨도 한 마디 보탰다. “남한산성이 소재해 있는 성남의 시청과 아트센터가 직접 나서 훌륭한 뮤지컬을 만들어내 경의를 표한다”며 “남한산성이 뮤지컬로 인해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 김씨는 “남한산성의 문을 디자인 한 것을 미리 봤는데 비범한 성취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중에 떠 있어 허수아비 같이 비통한 느낌을 주면서도 선의 굴곡이 살아있어 강력한 느낌도 받았다. 좋은 솜씨”라고 만족스러워 했다.
성남아트센터는 남한산성 창작조형물 2개를 만들어 10월1일 센터 내 오페라하우스 야외광장과 센터 대로변 보행자 진입로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조국을 끝까지 지키는 열혈청년 ‘오달제’로는 탤런트 이필모(33)와 뮤지컬배우 김수용(33)이 더블 캐스팅됐다. 조국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복수로 치유하려는 평안도 관노 출신 청나라 통역사 ‘정명수’는 뮤지컬배우 이정열(40)과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25)이 번갈아 연기한다.
배해선(35), 성기윤(38), 조광화(44), 강신일(49) 등이 함께 한다. ‘남한산성’은 10월9일부터 11월4일까지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볼 수 있다. 031-783-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