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입력 : 2009.08.05 18:38

화려한 쇼 무대의 이면을 다룬 뮤지컬 중 '브로드웨이 42번가'(이하 '42번가')는 베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고전이다. 밥 포시의 '시카고'가 예리한 블랙 코믹 패러디의 백미라면, '42번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판타지'를 대표한다.


'42번가'는 원래 국내에서 송년 레퍼토리로 자주 공연됐던 작품인데 여름에 봐도 그 재미가 떨어지지 않는다. '42번가'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탭댄스의 향연과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무해주는 해피엔딩이 있는 덕분이다.


이번 '42번가'는 안정된 제작진의 높은 완성도, LG아트센터라는 공간적 환경, 또 옥주현 박상원 박해미 김법래 이정화 등 스타들이 줄지어 포진해 흥미가 더욱 솔솔하다.


특히 시골에서 막 올라와 얼떨결에 스타덤에 오르는 여주인공 '페기 소여' 역의 옥주현의 선전은 볼만하다.


지난 90년대 양소민이 보여줬던 아담하고 약간 어수룩한 모습의 페기 소여를 상상했다면, 옥주현은 약간의 어색함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근성과 끈기로 익힌 탭댄스 실력을 비롯해 이제는 안정감이 도드라진 노래와 연기력에서 그녀는 재능을 과시했다.


또한 코러스와 함께 뒤섞일 때는 옥주현의 존재감이 없을 정도로 전체적인 앙상블도 잘 만들어 냈다. 코러스들은 신나게 탭댄스를 추다 이따금 힘에 부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오히려 큰 격려의 박수갈채로 이어졌다. 그 열정의 에너지가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1막에서 이따금 극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면이 보였지만 2막은 스피디하게 진행돼 전체적으로 무리가 없었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지만 사랑 앞에선 초보인 줄리안 마쉬 역의 김법래가 마지막 장면에서 읊조리는 독백은 문득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를 떠올리게 한다. 어렵고 힘든 시대, 꿈을 향해 돌진하는 순수한 페기처럼 우리 모두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객서비스 차원에서 준비된 커튼콜도 자리를 쉽게 박차고 나오지 못하게 여운을 주는 신나는 볼거리이다.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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