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필 역사상 두 번째 일본인 악장 나오나

입력 : 2009.06.25 03:09

20대(代) 바이올리니스트 가시모토, 오디션 합격… 1년 활동 뒤 공식 승인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가시모토 다이신(29)가 세계 정상의 교향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악장으로 내정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잇달아 보도했다. 상임 지휘자가 교향악단의 '감독'이라면, 제1바이올린 파트의 수석 자리에 앉는 악장은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시모토는 최근 공석이 된 베를린 필의 악장 오디션에 합격했으며, 1년간 활동을 거쳐 전체 단원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으면 공식 승인을 받게 된다. 지휘자 카라얀 시절부터 악장으로 재임하다 지난 3월 은퇴한 야스나가 도루의 후임인 가시모토는 야스나가에 이어 베를린 필 역사상 두 번째 일본인 악장이 된다.

베를린 필하모닉 악장에 내정된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가시모토 다이신./소니 뮤직 제공
베를린 필하모닉 악장에 내정된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가시모토 다이신./소니 뮤직 제공

가시모토는 3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전형적인 '영재(英才)' 이다. 1993년 예후디 메뉴인 국제 청소년 바이올린 콩쿠르 1위 입상을 시작으로, 17세 때인 1996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크라이슬러 콩쿠르와 프랑스 파리의 롱 티보 콩쿠르에서 동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미 줄리아드 음악원과 독일 뤼베크 음대에서 수학했으며 음반사 소니 클래시컬과 전속 계약을 맺고 활동 중이다.

가시모토는 한국 지휘자 정명훈과 도 인연이 깊다. 2007년 일본 나루히토 왕세자와 정명훈 등 한·중·일 3국 연주자들이 함께한 '우정의 가교 콘서트'에서 가시모토는 바이올린을 맡았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당시 비올라를 연주했다.

가시모토는 정명훈이 지휘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했으며, 2008년 정명훈이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맡은 아시아 필하모닉의 공연에서도 바이올린 협연자로 나섰다.

세계 명문 악단에서 아시아 연주자들의 약진은 눈부시다. 시카고 심포니의 악장은 대만계 바이올리니스트 로버트 첸이 맡고 있으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한국계인 데이비드 킴과 줄리엣 강이 악장과 제1부(副)악장으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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