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지친 몸 깨워주는 초콜릿 같은 노래 부를 것"

입력 : 2009.06.05 02:43

내달 한국 공연 갖는 '슈가 팝' 전도사 렌카

렌카(Lenka)./유니버설뮤직 제공
흔히들 달콤한 음악을 사탕에 비유한다.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렌카(Lenka)'의 노래 역시 평론가들 사이에선 "라즈베리 시럽을 듬뿍 넣고 굳힌 캔디 같은 음악"이라고 얘기된다. 1978년생 아가씨 렌카는 이처럼 쉽고 귀에 쏙 들어온다는 유럽풍 팝 음악, '슈가 팝(Sugar Pop)'을 퍼뜨리기 위해 나선 새로운 전도사. 노래만 달콤한 게 아니라 외모도 알록달록하다. 외계인을 닮은 듯한 커다란 눈, 뾰족한 얼굴 선, 불타는 듯한 붉은 입술까지….

미국 드라마 '어글리 베티(Ugly Betty)',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배경음악, 우리나라 각종 CF 음악으로도 애용되는 노래를 불러온 '요정' 렌카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녀는 오는 7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렌카'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혹시 가명인지?

"본명 렌카 크리팩(Kripac)을 줄여 그냥 '렌카'라고 부른다. 아버지가 체코 출신인데, 체코에선 여자아이 10명 중 1명에게 붙여지는 흔한 이름이란다. 최근 활동을 위해 미국 LA로 이사를 왔는데, 이곳 사람들은 내 이름을 들을 때마다 '쿨'하다고 한다. 일본 이름처럼 들리기도 한다나?" (웃음)

―원래는 노래 부르는 데 관심이 없었다고.

"어릴 땐 음악시험에서 항상 B학점만 받았다. 피아노 치는 것도 힘들어서 종종 수업을 받다 도망쳤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는 이런 날 보면서 무척 안타까워했다."

―TV 탤런트로 먼저 데뷔한 건 그래서였는지?

"8살 때 TV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극단에서 연기 수업을 받다가 명배우 케이트 블란쳇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은 적도 있고. 어린이 만화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연기가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즐거운 마음에 시작한 것 같은데, 후회는 없다."

―그렇게 피아노 치는 걸 싫어했던 당신이 요즘엔 피아노도 치고 드럼도 두들기며 작곡까지 하는 게 놀랍다.

"나도 그게 미스터리다. 어쩌다 드라마 음악 녹음에 참여하게 된 게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정신 차려 보니 나중엔 피아노까지 치고 있었다."

―달콤하고 산책할 때 듣기 좋은 음악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한편에선 '소녀 취향'이라고 깎아내리는 목소리도 있다.

"뭐 상관없다. 내가 소녀니까. 하하! 북구의 오래된 동화를 연상케 하는 신비로운 세계에 여전히 끌리고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다. 지친 오후 몸을 깨워주는 초콜릿 한 조각, 또는 바람 한 줄기 같은."

―내한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건넨다면.

"김치, 비빔밥을 좋아하는 나로선 한국에 갈 생각만 해도 떨린다. 다들 나와 함께 깔깔거리며 웃을 준비를 해줬으면 좋겠다.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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