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28 03:14
국제현대무용제 개막
춤에 대한 통념이 산산조각 났다. 무대는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어떤 응접실, 재즈 쿼르텟의 라이브 연주가 출렁이고 무용수들은 무언극에 가까운 동작을 보여줬다. 디지털로 빚은 거대한 어항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림자극을 위한 막(幕)으로 변신했다. 10분 가까이 기다려 관객이 목격한 춤은 몸을 상하로 떠는 듯한 막춤. 5쌍의 남녀는 술을 마실 때나 긴 소파에 앉을 때도 그렇게 움직였다. 저것은 춤인가 아닌가?
프랑스에서 온 작품 《코메디(Comedy)》로 제28회 국제현대무용제(www.modafe.org)가 개막했다. 제목 그대로 무대에는 '희극'이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 고난도 기술이나 아름다운 춤은 없었다. 세련되고 힘있는 음악과 조명, 술로 휘청거리는 파티, 보석을 찾아가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로 뭉쳐진 이 현대무용은 느슨하게 열린 형식이었다. 관객에 따라 음악회·연극·서커스나 전시회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품이 넓었다. 춤은 음악·조명·의상·세트와 끈끈하게 붙어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작품 《코메디(Comedy)》로 제28회 국제현대무용제(www.modafe.org)가 개막했다. 제목 그대로 무대에는 '희극'이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 고난도 기술이나 아름다운 춤은 없었다. 세련되고 힘있는 음악과 조명, 술로 휘청거리는 파티, 보석을 찾아가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로 뭉쳐진 이 현대무용은 느슨하게 열린 형식이었다. 관객에 따라 음악회·연극·서커스나 전시회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품이 넓었다. 춤은 음악·조명·의상·세트와 끈끈하게 붙어 있었다.

올해 국제현대무용제는 '몸의 노래' 25편으로 속을 채웠다. 해외 초청작은 몸속의 고요를 내시경처럼 들여다보는 《Anatomies》(캐나다), 움직임이 아닌 멈춤을 강조하는 《Posing Project B》(오스트리아), 철학과 유머가 강점인 《Missed Winter》(벨라루스), 4명의 무용수가 격렬하게 에너지를 주고받는 《Trickle, Green Oak》(핀란드) 등 5편이다. 한국의 김원과 중국의 진싱이 공동 작업한 《외침》은 산업사회의 황량한 흔적들, 단절과 절망 속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초청작에는 젊은 안무가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이미지가 다른 두 사람을 한 공간에 몰아넣어 일치·불일치를 실험하는 《이이이이…이ㄹ》(안무 김정은·서정선), 진실로 포장된 거짓을 움직임과 영상으로 포착하는 《새빨간 거짓말》(박혜은), 머리 꼭대기에 앉는 동작들로 세태를 풍자하는 《꼭두질》(이혜경), 일상의 반복적인 행동을 담은 《무거운 순환》(유호식), 인간이 빛에 반응하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0+》(김경영) 등이다. 5개국 예술가들이 함께 생활하며 서울의 이미지를 뽑아낼 국제 레지던스 쇼케이스 《서울과 결혼하다》, 차세대 무용가 발굴 무대인 '스파크 플레이스(Spark place)'도 마련된다.
▶6월 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시티, 서강대 메리홀 등. (02)765-5352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초청작에는 젊은 안무가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이미지가 다른 두 사람을 한 공간에 몰아넣어 일치·불일치를 실험하는 《이이이이…이ㄹ》(안무 김정은·서정선), 진실로 포장된 거짓을 움직임과 영상으로 포착하는 《새빨간 거짓말》(박혜은), 머리 꼭대기에 앉는 동작들로 세태를 풍자하는 《꼭두질》(이혜경), 일상의 반복적인 행동을 담은 《무거운 순환》(유호식), 인간이 빛에 반응하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0+》(김경영) 등이다. 5개국 예술가들이 함께 생활하며 서울의 이미지를 뽑아낼 국제 레지던스 쇼케이스 《서울과 결혼하다》, 차세대 무용가 발굴 무대인 '스파크 플레이스(Spark place)'도 마련된다.
▶6월 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시티, 서강대 메리홀 등. (02)765-5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