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21 03:14
수원시향 오보에 수석 이윤정

오케스트라가 학급이라면, '담임 선생님'은 지휘자다. 단원 오디션 권한을 갖고, 음악감독이라는 직함이 붙는다. 제1바이올린의 앞자리를 차지하는 악장이 학급의 '반장'이라면, 궂은일을 도맡는 '선도'는 바로 오보에다. 연주회 직전에 잠시 정적이 감돌 때, 오보에의 라(A)음에 맞춰 모든 악기는 자신의 음정을 점검한다. 선생님(지휘자)이 수업(연주회)에 들어오기 앞서, 학급 친구(단원)들이 수업 준비(조율)를 할 수 있도록 '타의 모범'이 되는 악기인 것이다.
수원시향 오보에 수석 이윤정(37)씨는 "오케스트라의 첫 음을 내기 때문에 오보에가 틀리면 악단 모두가 틀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오보에 단원은 언제나 자부심과 부담을 동시에 안고 산다"고 말했다. "오보에가 두세 번 소리를 내면 다른 모든 악기들이 따라서 음을 맞추지요. 이 소리만 들어도, 그 오보에 주자가 얼마나 잘하는지 실력을 가늠할 수 있어요." 그는 "오보에는 항상 같은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몸 건강이나 긴장 상태에 따라 미묘하게 소리가 달라진다. 이 스트레스 때문에 농담 삼아 오케스트라에서도 오보에 단원들의 수명이 가장 짧다고 말한다"고 했다.
쉽게 끊이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소리의 곡선 때문에 오보에는 우아한 악기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씨는 오보에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고 한다. 우선 오보에 단원들은 집에 '간이 목공소'를 대부분 갖추고 있다.
수원시향 오보에 수석 이윤정(37)씨는 "오케스트라의 첫 음을 내기 때문에 오보에가 틀리면 악단 모두가 틀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오보에 단원은 언제나 자부심과 부담을 동시에 안고 산다"고 말했다. "오보에가 두세 번 소리를 내면 다른 모든 악기들이 따라서 음을 맞추지요. 이 소리만 들어도, 그 오보에 주자가 얼마나 잘하는지 실력을 가늠할 수 있어요." 그는 "오보에는 항상 같은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몸 건강이나 긴장 상태에 따라 미묘하게 소리가 달라진다. 이 스트레스 때문에 농담 삼아 오케스트라에서도 오보에 단원들의 수명이 가장 짧다고 말한다"고 했다.
쉽게 끊이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소리의 곡선 때문에 오보에는 우아한 악기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씨는 오보에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고 한다. 우선 오보에 단원들은 집에 '간이 목공소'를 대부분 갖추고 있다.
"입에서 악기로 숨결이 전달되면서 소리를 빚어내는 리드(reed)를 오보에 연주자들은 직접 깎아서 만들죠. 그래서 집에도 칼·사포·도마에 칼을 가는 숫돌까지 갖추고 있어요. '연습은 걸러도 리드는 깎는다'고 할 정도여서, 오보에 연주자들은 집이 지저분해요."
정확한 음정의 오보에는 실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금관악기는 잘못을 하면 밖으로 두드러지지만, 우리는 실수를 하면 아예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보에 주자는 가녀린 리드 때문에 언뜻 숨을 참고 견디는 것이 고통으로 보이지만, "숨이 모자라서 힘든 것이 아니라, 남는 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연주의 관건"이라고 한다.
이씨는 '엄친딸(엄마 친구의 딸)'을 따라 오보에로 간 경우다. 6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 친구의 딸이 오보에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옥 구슬 구르는 듯한 영롱한 소리'에 그만 반했다. 그 뒤 서울예고·서울대와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이어 수원시향에 합류했다. 딸 유리(11)와 아들 창현(7)을 낳은 2년을 제외하면, 별다른 쉼표 없이 오보에만 바라보고 달려온 셈이다. 지난 2005년 오보에 독집 음반을 발표했고, 2007년부터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에서 실내악도 병행하는 '팔방미인'이다. 녹음 당시 피아노 반주를 맡았던 김대진씨가 지금 수원시향의 상임지휘자다.
이씨는 "베를린 필의 오보에 수석 알브레히트 마이어(Mayer)처럼 바쁜 오케스트라 일정 중에도 틈틈이 협연과 독주까지 소화하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이씨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헨델의 오보에 협주곡을 협연한다.
▶헨델 서거 250주기 음악회, 6월 27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02)399-1618
정확한 음정의 오보에는 실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금관악기는 잘못을 하면 밖으로 두드러지지만, 우리는 실수를 하면 아예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보에 주자는 가녀린 리드 때문에 언뜻 숨을 참고 견디는 것이 고통으로 보이지만, "숨이 모자라서 힘든 것이 아니라, 남는 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연주의 관건"이라고 한다.
이씨는 '엄친딸(엄마 친구의 딸)'을 따라 오보에로 간 경우다. 6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 친구의 딸이 오보에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옥 구슬 구르는 듯한 영롱한 소리'에 그만 반했다. 그 뒤 서울예고·서울대와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이어 수원시향에 합류했다. 딸 유리(11)와 아들 창현(7)을 낳은 2년을 제외하면, 별다른 쉼표 없이 오보에만 바라보고 달려온 셈이다. 지난 2005년 오보에 독집 음반을 발표했고, 2007년부터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에서 실내악도 병행하는 '팔방미인'이다. 녹음 당시 피아노 반주를 맡았던 김대진씨가 지금 수원시향의 상임지휘자다.
이씨는 "베를린 필의 오보에 수석 알브레히트 마이어(Mayer)처럼 바쁜 오케스트라 일정 중에도 틈틈이 협연과 독주까지 소화하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이씨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 헨델의 오보에 협주곡을 협연한다.
▶헨델 서거 250주기 음악회, 6월 27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02)399-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