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나요, 몸의 함성이

입력 : 2009.05.21 03:14

춘천마임축제 24일 개막

강원도 춘천은 힘센 자석 같다. 첫사랑과 이별, 학창시절 MT만큼 아득히 잠든 추억들도 '춘천'이라고 발음하면 화닥닥 깨어나 달라붙는다. 이 도시는 해마다 5월 특별한 비(非)일상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팬터마임(무언극)·신체극·무용·서커스를 모은 춘천마임축제가 24일 개막해 31일까지 마임의 집,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인형극장, 봄내극장, 공지천 등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수도권에서만 9만 관객을 잡아당긴 시각 언어의 잔치다.

올해로 21회째인 이번 축제에는 해외에서 6개국 12극단을 비롯해 100여 개 단체가 참여한다. 개막작 《곤충들의 천문학》(25~26일 춘천문화예술회관)은 러시아 극단 블랙 스카이 화이트의 작품으로 소름 끼치는 괴물 캐릭터들로 가득 차 있다. 공포와 아름다움이 혼재된 공연으로 2007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영국)에서 헤럴드엔젤 어워드를 받았다. 한국 호모루덴스컴퍼니와 프랑스 무슈마담오가 공동제작한 《블릭》(28~29일 춘천문화예술회관)도 희극적 신체극으로 눈길을 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초소에서 늙어버린 두 보초병의 이야기다. 호주에서 온 익살스러운 물체 인형극 《쿠키 커터와 친구들》(25~28일 춘천인형극장)도 있다.

야외공연 공모 당선작인 공연창작집단 뛰다의《앨리스 프로젝트》./춘천마임축제 제공
야외공연 공모 당선작인 공연창작집단 뛰다의《앨리스 프로젝트》./춘천마임축제 제공
국내 초청작으로는 지름 10.5m, 높이 6m의 이동식 돔형 무대에서 펼쳐지는 《앨리스 프로젝트》(29~30일 우다마리 배꼽마당)가 돋보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가정 아래 사회풍자로 속을 채운다. 지난달 《하륵 이야기》로 러시아의 킹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신작으로, 춘천마임축제 야외공연 공모 당선작이다.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무박(無泊)2일의 밤샘놀이 '도깨비 난장'이다. 30일 오후 10시부터 31일 오전 5시까지 우다마리에서 무언극과 퍼포먼스, 무용, 음악 공연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29일 밤에는 실험적인 젊은 예술가들과 축제 마니아들이 어우러지는 '미친 금요일'이 마련된다. 춘천마임축제를 위해 편성된 '도깨비 열차'는 30일 오후 1시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 남춘천역까지 두 시간 동안 객차 6량에서 다양한 마임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 일정은 www.mimefestival.com 참조. (033)242-0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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