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서울시향

입력 : 2009.05.20 03:55

보스턴 심포니 부지휘자 성시연씨 영입

미국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부(副)지휘자를 맡고 있는 성시연씨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이 '신형 엔진'을 탑재한다. 미국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부(副)지휘자를 맡고 있는 성시연(34)씨를 영입하기로 한 것이다. 성씨가 맡을 직책은 수석 객원지휘자 혹은 부지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지휘자가 국내 주요 악단에서 핵심 직책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직책 신설이나 명칭에 따른 조정 문제로 공식 발표는 다소 늦어지고 있다.

외국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은 수석 객원지휘자와 부지휘자, 명예 음악감독 등 다양한 직책을 통해 지휘자들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다. 서울시향 역시 성씨의 합류를 통해 차세대 지휘자군(群)을 안정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씨는 지난해 1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으로 서울시향을 처음 지휘한 뒤, 무소르크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등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지난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1위에 이어 2007년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입상한 성씨는 같은 해 120여년 역사의 보스턴 심포니 부지휘자로 임명됐으며 2010년 여름에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4월 바르토크의 〈이상한 중국 관리〉를 지휘하며 보스턴 심포니의 정기연주회에 데뷔했으며, 영국의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등 해외 명문악단과 연주를 앞두고 있다.

성시연씨는 "음악에는 성별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 지휘자는 힘이 약하다거나 보다 섬세하다는 것은 일종의 편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내한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은 뒤, 다음 달 5일 서울시향을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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