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포커스] 국내외 전통문화 한자리에 모여

입력 : 2009.04.23 03:08

올해 두 번째 열리는 부천무형문화축전
몽골 국립예술단에 캄보디아 왕실무용도 예산 60억… 과제도 많아

부천무형문화축전이 9월 18일~10월 7일에 원미구 상동 영상문화단지 일대에서 열린다. 여러 차례 논란 끝에 시의회가 60억원의 예산을 통과시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다. 부천시는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하고 해외 유명 공연작품을 초청해 지난해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행사장을 찾는 관객들은 공방(工房)의 거리에서 한지와 갓과 활의 제작, 은장도 채색, 밀짚모자 만들기, 불화(佛畵) 그리기 등 중요 무형문화 작품들을 직접 만들어 보게 된다.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들이 작품 설명과 함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시연(試演)을 하면 관객들은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방아찧기와 도리깨 타작 등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줄타기 같은 민속놀이도 해볼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테마존도 별도로 마련된다. 무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무지개 동산, 로봇댄스가 펼쳐지는 로봇 공연장, 다양한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리놀이터 등으로 꾸며진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본뜬 어린이 과거시험이 열리고, 국악 신동 대회와 국악 인형극 등도 펼쳐진다. '시대의 거리'도 조성돼 옛 약장수들의 쇼와 차력, 각설이 공연 등을 선보이고 대장간도 재현된다.

지난해 열린 부천무형문화축전 때 관람객들이 민속 공연을 구경하고 있다./부천시 제공
지난해 열린 부천무형문화축전 때 관람객들이 민속 공연을 구경하고 있다./부천시 제공
외국 작품으로는 몽골 국립예술단의 마두금(몽골 민속악기) 연주, 캄보디아 왕실 무용 등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프리카 게레 부족 등 원주민 10개 부족의 토속춤과 서울 연희화교 중·고교생으로 구성된 50m 길이의 사자춤, 일본의 난타로 불리는 마치호리코 공연 등도 펼쳐진다. 세계 민속관에는 세계 민속마을 모형과 각종 인형들이 전시된다.

추석 연휴인 10월 2~4일에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인기를 모았던 '줄타기 명인전'이 펼쳐지고, 인기 국악인인 신영희·오정해씨 등이 출연해 국악을 들려준다.

축전 기간 중에 무형문화재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도 열리고 '한국문양공예대전' 유치도 추진 중이다.

입장료는 지난해 1만원에서 5000원으로 대폭 내렸다.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료 관람 혜택은 없어졌다.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인천도시축전(8월 7일~10월 25일)과 기간이 겹치고 행사 내용도 비슷한 것이 많다. 인천 축전이 준비 중인 '세계 문화의 거리'에는 터키의 '트로이 목마', 아프리카 부족춤,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폼페이 유물 등 명실공히 세계적인 전통문화가 선보인다. 부천무형문화축전보다 볼거리가 더 많은 셈이다.

관객들이 국내외 중요 무형문화 작품을 한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장 공간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지난해에는 축전의 대표격인 세계 무형문화작품을 보여주는 '세계관'을 찾기 쉽지 않았고 각종 전시관이 흩어져 있어 관객들이 이동하는 데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 무형문화재들의 가치와 역사 등을 알려주는 구체적인 작품 설명도 필요하다.

작품 체험 공간이 될 공방의 거리에서 무형문화재 인사들과 관객들이 어떻게 호흡을 맞춰나갈지도 과제다. 형식적인 체험 행사가 될 경우 관객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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