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교향악이 들린다

입력 : 2009.03.26 03:47

내달 3일부터 교향악 축제

내달 16일 KBS 교향악단 지휘봉을 잡는 여성 지휘자 여자경씨.
국내 교향악단들이 다음 주부터 서울에 총집결한다. 다음 달 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 홀에서 열리는 《교향악 축제》다.

이름 그대로, KBS 교향악단과 서울시향, 코리안 심포니와 부천 필하모닉, 제주 도립 교향악단까지 17개 교향악단이 '오케스트라 이어달리기'를 펼친다. 지난 1989년 콘서트 홀 개관 1주년 때 시작한 행사가 어느덧 스무 돌을 맞았다.

올해 교향악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젊고 강해진 협연자 명단에 있다. 피아니스트 유영욱·임동민·김태형·김규연 등 최근 세계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차세대 연주자들과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김현아·백주영 등 국내 무대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협연자들이 대폭 보강됐다. 수필가 고(故) 피천득 선생의 외손자로 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는 첫날인 3일 부천 필하모닉(지휘 최희준)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축제 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지휘자가 무대에 오르는 것도 의미 있다. 한양대·빈 국립 음대에서 수학하고 유수의 지휘 콩쿠르 결선에 진출했던 지휘자 여자경(37)이 16일 KBS 교향악단의 지휘봉을 잡는다. 피아니스트 김규연은 이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할 예정이어서, 모처럼 여성 지휘자와 여성 피아니스트의 협연 무대를 볼 수 있다.
브루크너 교향곡 사이클(전곡 연주)을 의욕적으로 펼쳐온 제주도립교향악단(지휘 이동호)은 18일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을, 20세기 음악으로 과감하게 문호를 열고 있는 서울시향(지휘 발두르 브뢰니만)은 13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을 각각 연주한다.

하지만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은 축제 기간에만 무려 3차례(대전시향·경기 필하모닉·부산시향) 반복되고,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도 2차례(청주시향·코리안 심포니) 겹친다. 사전(事前)에 치밀하게 프로그램을 조율하지 못하고, 정기연주회들을 나열해놓은 듯한 기획력 부재는 여전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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