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3.26 03:47
R.슈트라우스 공연 갖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지휘자 루이지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2월, 연합국 폭격기 800여대가 독일 드레스덴 상공을 날았다. 사흘간 4000t의 폭탄이 투여됐고, '엘바강의 진주'로 불렸던 작센주의 유서 깊은 주도(州都)는 삽시간에 불바다로 변했다. 바로크 시기의 대표적 건축물로 꼽혔던 성모 교회(Frauenkirche)도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
반세기 가까이 파괴된 채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남아있던 이 교회를 복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이 1990년 2월 '승전국' 영국에서 시작됐다. 10여년간의 복구 노력 끝에 2005년 10월 재건 기념식이 열렸다. 1주일 뒤 이 교회에서 베토벤의 《장엄 미사》가 울려 퍼졌다. 전쟁의 상흔을 씻고, 평화를 염원하는 '성가(聖歌)'였다.
이 자리에서 460여년 역사의 유럽 최고(最古) 명문악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Dresden Staatskapelle)의 지휘봉을 잡은 이는 그해 음악감독으로 지명된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Fabio Luisi·50)였다. 그는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전쟁의 참사와 슬픔을 딛고 평화와 희망을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을 고르고 싶었다. 베토벤의 곡만큼 영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작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60m 높이의 거대한 돔 아래서 80여분간 계속된 이 음악회는 "마음에서 비롯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이라는 베토벤의 악보 자구(字句)만큼이나 장엄한 풍경이 됐다.
반세기 가까이 파괴된 채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남아있던 이 교회를 복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이 1990년 2월 '승전국' 영국에서 시작됐다. 10여년간의 복구 노력 끝에 2005년 10월 재건 기념식이 열렸다. 1주일 뒤 이 교회에서 베토벤의 《장엄 미사》가 울려 퍼졌다. 전쟁의 상흔을 씻고, 평화를 염원하는 '성가(聖歌)'였다.
이 자리에서 460여년 역사의 유럽 최고(最古) 명문악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Dresden Staatskapelle)의 지휘봉을 잡은 이는 그해 음악감독으로 지명된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Fabio Luisi·50)였다. 그는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전쟁의 참사와 슬픔을 딛고 평화와 희망을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을 고르고 싶었다. 베토벤의 곡만큼 영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작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60m 높이의 거대한 돔 아래서 80여분간 계속된 이 음악회는 "마음에서 비롯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이라는 베토벤의 악보 자구(字句)만큼이나 장엄한 풍경이 됐다.

오는 5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이끌고 내한하는 루이지는 2007년 음악감독 취임 이후 〈영웅의 생애〉와 〈알프스 교향곡〉 등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관현악을 의욕적으로 녹음하면서, 독일 전통명가(名家)의 복원을 알리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 역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영웅의 생애〉 등 슈트라우스의 곡으로 채웠다. 독일 본가(本家)에서 전하는 독일 '음악 장맛'인 셈이다. 그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숱한 오페라 걸작이 초연(初演)된 곳이 드레스덴이며, 1970년대 슈트라우스의 관현악 전곡을 처음으로 녹음한 악단도 드레스덴"이라며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집으로 귀환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는 1905년 드레스덴에서 초연됐으며, 1911년 《장미의 기사》 초연 당시에는 베를린과 드레스덴 사이에 임시 열차가 마련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루이지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태어나 피아노를 전공한 뒤,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지휘를 수학하고 현재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독일의 이탈리아인'이다. 그는 "이탈리아 팬들은 제가 이탈리아 오페라를 조금 더 지휘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독일인들은 독일 관현악에 매진하기를 바란다. 둘 다 소화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 콘서트에서 그는 양손으로 풍차 소리를 빚어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열정적인 지휘를 선보였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지휘자들은 손에 악기를 들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음악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단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이지는 슈트라우스의 관현악 전곡 녹음 계획을 밝히면서, "색채감 넘치는 오케스트라의 음색을 당대 누구보다 잘 활용했던 작곡가가 바로 슈트라우스"라고 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 공연 5월 9·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 399-1114
루이지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태어나 피아노를 전공한 뒤,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지휘를 수학하고 현재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독일의 이탈리아인'이다. 그는 "이탈리아 팬들은 제가 이탈리아 오페라를 조금 더 지휘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독일인들은 독일 관현악에 매진하기를 바란다. 둘 다 소화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 콘서트에서 그는 양손으로 풍차 소리를 빚어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열정적인 지휘를 선보였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지휘자들은 손에 악기를 들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음악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단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이지는 슈트라우스의 관현악 전곡 녹음 계획을 밝히면서, "색채감 넘치는 오케스트라의 음색을 당대 누구보다 잘 활용했던 작곡가가 바로 슈트라우스"라고 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 공연 5월 9·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 39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