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춤과 욕설… 시한폭탄 같은 10대(代)들

입력 : 2009.03.25 03:03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미리 들여다보니

"Blah Blah Blah(블라 블라 블라) 하는 부분에서 소름이 그냥!"(정다운)

"정말 대놓고 욕하는 넘버(노래)들과 파격적인 씬들이 어찌 될지가 궁금증이었어요. 그대로 간대요ㅋ"(가벨스)

올 하반기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의 단면이 23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공개됐다. '맛보기 공연'을 접한 관객들이 인터넷에 관람 후기와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들이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9세기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가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쓴 희곡에서 출발했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사춘기, 성적인 욕구로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21세기에도 통했다. 2007년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8개의 트로피를 차지했고 영국·독일로 건너갔다. 그리고 2년 만의 한국 상륙. 서울과 뉴욕 브로드웨이와의 시차(時差)는 이렇게 좁혀졌다.
사춘기 청소년의 심리가 이럴까.《 스프링 어웨이크닝》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펄쩍펄쩍 뛰며 노래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춘기 청소년의 심리가 이럴까.《 스프링 어웨이크닝》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펄쩍펄쩍 뛰며 노래하고 있다./연합뉴스
약칭 'SA'로 불리는 이 뮤지컬은 제작발표회에서 시한폭탄 같은 무대를 보여줬다. "아, 엿 같은 인생~"으로 흐르는 〈더 비치 오브 리빙(The Bitch of Living)〉에는 청소년들의 고뇌가 절절했다. 여학생들의 합창 〈마마 후 보어 미(Mama Who Bore Me)〉, 멜키어가 세상에 대한 불만을 노래하는 〈올 댓츠 노운(All That's Known)〉, 벤들라가 임신 사실을 알고 부르는 〈위스퍼링(Whispering)〉도 고통스러운 고백 같았다.

춤은 격렬했고 노랫말엔 거칠고 도발적인 욕설이 적지 않았다. 기성세대에 억눌린 청소년들의 심리,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이 전해졌다. 제작진은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파격적인 건 임신·낙태·자살·동성애 같은 소재들 때문이 아니라 '가벼운 코미디+화려한 무대'라는 브로드웨이의 흥행 공식을 깼기 때문"이라며 "성애 장면은 브로드웨이와 같은 수위로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공연은 '고등학생 이상 관람 권장가'로, 부모님이 동반할 경우 중학생도 볼 수 있다.

김무열이 모범생이면서도 반항적인 멜키어, 조정석이 불만으로 가득찬 열등생 모리츠로 무대에 오른다. 여주인공 벤들라에는 신인 김유영이 뽑혔다. 짧은 머리, 굵은 팔뚝의 조정석은 이날 노래는 물론 표정과 제스처로 관객과 접촉하는 표면적이 넓었다. 김유영은 노래가 맑았고 감정을 뭉치는 솜씨가 있었다. 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 역은 송영창·이미라가 각각 맡는다. 개막까지 약 100일 남았다.

▶7월 4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02)744-4337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 제작발표회.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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