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미술작품 '큰 장' 섰다

입력 : 2009.03.20 03:06   |   수정 : 2009.03.20 07:19

국내 80개 화랑 참여 '화랑미술제' 23일까지

"저 작품 얼마죠, 판화죠?" "잉크로 그린 그림인데 80만원입니다."

'화랑미술제-부산' 오프닝이 열린 18일 부산 BEXCO 제3전시장은 행사를 주최한 한국화랑협회 관계자와 화랑 대표들뿐 아니라 한발 먼저 좋은 그림을 사려는 컬렉터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본격 전시는 19일 시작인데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 40~50대 여성들은 화랑 부스를 찾아다니며 작품과 가격에 대해 문의했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화랑미술제는 신진작가부터 국내외 유명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트 페어다. 그동안 주로 서울에서 열렸지만 지역 미술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현대갤러리·국제갤러리·가나아트·표갤러리·학고재 등 서울 대형화랑을 비롯해 대구 아트프로젝트 앤드 파트너스와 광주 나인화랑 등 80개 화랑이 3000여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BEXCO 전시장뿐 아니라 근처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화랑까지 부산 지역 20여 화랑이 화랑미술제에 맞춰 특별전시를 열어 축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23일까지 부산 해운대 BEXCO에서 열리는 화랑미술제. 국내 80개 화랑이 참여하는 아트 페어로 젊은 작가부터 세계적인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23일까지 부산 해운대 BEXCO에서 열리는 화랑미술제. 국내 80개 화랑이 참여하는 아트 페어로 젊은 작가부터 세계적인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대형 아트 페어일수록 작품의 질이 좋아야 관람객이 많이 찾는다"면서 "화랑 대표들에게 좋은 작품을 많이 내달라고 특별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표 회장은 "관람객이 부담 없이 작품을 살 수 있도록 참여 화랑마다 200만원 이하 작품을 두 점씩 내라고 했고, 이들 작품을 판매하는 특별코너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화랑미술제는 몇 가지 면에서 미술 애호가의 눈길을 끌 만하다. 현재 서울 화랑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의 작품 일부가 BEXCO로 모였다. 이이남·김동유 같은 젊은 작가부터 이우환·박서보·김창열·배병우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골고루 나왔다. 팝아트를 대표하는 앤디 워홀·로이 리히텐슈타인을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줄리안 오피·마크 퀸·야요이 구사마 등 외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 중이다.

전시 작품의 가격은 30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다양하며 실내에 걸 수 있는 아담한 크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화랑들은 불황기를 의식해서인지 수준은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작품을 내놓느라 고심한 흔적을 보였다. 샘터화랑 엄중구 대표는 "수준 높은 작품을 보여 부산에 좋은 작가들을 많이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부 화랑은 아예 작품 옆에 판매가를 붙여놓아 눈길을 끌었다. 화랑협회는 웹사이트에 참가 화랑 명단과 주요 작품 이미지를 올려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오광수 문화예술위원장은 "미술계가 불황이라고 하지만 화랑미술제를 둘러보니 미술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화랑미술제는 23일까지 열린다. (02)733-3706~8
23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화랑미술제. /김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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