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1.16 05:58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
"아~ 아~ 바람아 불어라/ 내님 있는 그곳까지 불어다오~"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박근형 작·연출)는 끄트머리에서 다시 이필원의 노래 《추억》을 흘려보낸다. 마이크는 화장실에서 목 매 자살한 시아버지(이규회)가 들고 있다. 아내(장영남)는 춤을 추며 탬버린을 흔든다. 남편(김영필)은 그녀를 밀쳐낸다. 노래는 후렴구로 이어진다. "아~ 아~ 바람아 불어라~" 아내는 다가오고 남편은 다시 밀쳐낸다. 무능한 가장과 엉망으로 휘청거리는 가족 풍경이다. 아내는 SF판타지 영화를 준비 중인 남편에게 말한다. "현실 밖으로 도망치지 마. 당신 아버지 눈에서 흘러내리는 고름 같은 것, 그게 영화 아닐까?"
이 연극은 고름 같다. 산산조각 난 채 볼썽사납게 엉겨 붙어 있는 가족 관계의 극한을 보여준다. 친구 장례식장에 문상 갔다가 가출한 부인이 상(喪)을 치르는 것을 목격한 시아버지는 "너무 길게 살았다. 이쯤에서 잘라내고 싶다"며 목을 맨다. 며느리는 꾀꼬리 노래방에 도우미로 출근하며 사내(김동현)를 만난다. 큰아들은 영화판에서 겉돌고 다리를 절룩거리는 둘째아들(김주완)은 형수를 사랑한다. 아버지는 공연 내내 화장실 천장에 매달려 있다.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박근형 작·연출)는 끄트머리에서 다시 이필원의 노래 《추억》을 흘려보낸다. 마이크는 화장실에서 목 매 자살한 시아버지(이규회)가 들고 있다. 아내(장영남)는 춤을 추며 탬버린을 흔든다. 남편(김영필)은 그녀를 밀쳐낸다. 노래는 후렴구로 이어진다. "아~ 아~ 바람아 불어라~" 아내는 다가오고 남편은 다시 밀쳐낸다. 무능한 가장과 엉망으로 휘청거리는 가족 풍경이다. 아내는 SF판타지 영화를 준비 중인 남편에게 말한다. "현실 밖으로 도망치지 마. 당신 아버지 눈에서 흘러내리는 고름 같은 것, 그게 영화 아닐까?"
이 연극은 고름 같다. 산산조각 난 채 볼썽사납게 엉겨 붙어 있는 가족 관계의 극한을 보여준다. 친구 장례식장에 문상 갔다가 가출한 부인이 상(喪)을 치르는 것을 목격한 시아버지는 "너무 길게 살았다. 이쯤에서 잘라내고 싶다"며 목을 맨다. 며느리는 꾀꼬리 노래방에 도우미로 출근하며 사내(김동현)를 만난다. 큰아들은 영화판에서 겉돌고 다리를 절룩거리는 둘째아들(김주완)은 형수를 사랑한다. 아버지는 공연 내내 화장실 천장에 매달려 있다.
《너무 놀라지 마라》는 우리의 현실 감각을 놀랄 만큼 일그러뜨린다. 죽은 아버지가 말을 하고, 신발장에서 총각이 튀어나오며 노래방으로 공간이 바뀐다. 극단 골목길의 작품답게 세트·조명·음향이 초라하다. 거친 언어, 욕설이 난무하고 공간 이동도 덜컹거리는데 일단 익숙해지면 너무도 현실적인 이야기로 육박해온다. 배우들은 분장 없이 무대에 올랐다.
관객은 불편해 하면서도 많이 웃었다.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아버지》에서처럼 슬픔과 웃음을 포개는 박근형의 솜씨는 여전했다. 인위적이지만 저마다 절절한 사연이 있는 인물들의 조합, 장윤정의 《어머나》나 서울패밀리의 《이제는》 같은 경쾌한 템포의 노래들, 통념에 역행하는 대사들이 긴장감을 이어줬다. 장영남의 거친 에너지를 동력으로 굴러가는 연극이다. 아내의 자해 뒤에 붙인 화장실 장면은 변하지 않는 상황을 강조했지만 사족(蛇足) 같았다.
▶2월 1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02) 334-5915
관객은 불편해 하면서도 많이 웃었다.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아버지》에서처럼 슬픔과 웃음을 포개는 박근형의 솜씨는 여전했다. 인위적이지만 저마다 절절한 사연이 있는 인물들의 조합, 장윤정의 《어머나》나 서울패밀리의 《이제는》 같은 경쾌한 템포의 노래들, 통념에 역행하는 대사들이 긴장감을 이어줬다. 장영남의 거친 에너지를 동력으로 굴러가는 연극이다. 아내의 자해 뒤에 붙인 화장실 장면은 변하지 않는 상황을 강조했지만 사족(蛇足) 같았다.
▶2월 1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02) 334-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