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1.12 03:18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2년 6개월 만에 나타난 건달 공상두(유오성)는 애인 채희주(진경)에게 "내일 자수하러 간다"고 말한다. 상두는 여럿을 죽였고 자수하면 사형당할 몸이다. 희주는 휘청거린다. 이별의 순간, 그녀는 하얀 드레스 차림에 붉은 꽃을 들고 나온다. 그리고 입으로 연주한다. "딴딴따단 딴딴따단…." 둘만의 즉석 결혼식이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이만희 작·안경모 연출)는 고약한 통속극이다. 조폭과 여의사의 사랑을 99%까지 완성시키고는 퇴짜를 놓는다. 그 몹쓸 1%가 공상두의 자수(즉 사형)인데 관객은 여기저기서 훌쩍인다. 이별의 방식으로 선택한 인위적인 결혼식이 저항하기 어려운 눈물을 자아낸다. 특히 희주가 "공상두는 20세에 무교동 뒷골목에 양아치로 입문, 밤거리의 큰 별(?)이 됐다"고 말하고, 상두가 "채희주는… 푸른 들판과 같은 미래가 있습니다. 랄랄라 노래 부르며 곧장 가면 만사형통입니다" 하고 이어갈 때 관객들의 일렁임은 절정에 이른다.
유오성은 차돌 같은 배우다. 개막일인 9일, 3년 만의 연극 무대에서 그는 단단하면서도 순수한 공상두를 빚어냈다. 하지만 《돌아서서 떠나라》에서 더 중요한 인물은 채희주다. 돌아온 애인을 떠나보내야 하고 그 형식도 그녀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진경은 큰 감정의 진폭을 견뎌냈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이만희 작·안경모 연출)는 고약한 통속극이다. 조폭과 여의사의 사랑을 99%까지 완성시키고는 퇴짜를 놓는다. 그 몹쓸 1%가 공상두의 자수(즉 사형)인데 관객은 여기저기서 훌쩍인다. 이별의 방식으로 선택한 인위적인 결혼식이 저항하기 어려운 눈물을 자아낸다. 특히 희주가 "공상두는 20세에 무교동 뒷골목에 양아치로 입문, 밤거리의 큰 별(?)이 됐다"고 말하고, 상두가 "채희주는… 푸른 들판과 같은 미래가 있습니다. 랄랄라 노래 부르며 곧장 가면 만사형통입니다" 하고 이어갈 때 관객들의 일렁임은 절정에 이른다.
유오성은 차돌 같은 배우다. 개막일인 9일, 3년 만의 연극 무대에서 그는 단단하면서도 순수한 공상두를 빚어냈다. 하지만 《돌아서서 떠나라》에서 더 중요한 인물은 채희주다. 돌아온 애인을 떠나보내야 하고 그 형식도 그녀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진경은 큰 감정의 진폭을 견뎌냈다.
울음과 웃음이 뒤범벅되는 지점들이 좋았고 극작가 이만희의 수다 안에 녹아있는 미묘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았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1996년 한명구·정경순이 초연했다가 박신양·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으로 더 유명해졌다. 무대로 돌아온 이 2인극은 국내 사형집행은 1997년을 끝으로 사실상 폐지됐다는 점 등 극장 밖 현실이 달라졌지만 최루성 멜로드라마의 힘이 여전했다. 마지막 순간, 멈칫거리는 상두에게 희주가 "돌아서서, 떠나라"라고 말할 때 창밖에 흰 눈이 내린다. 조명으로 빚은 노을도 좋았다. ▶3월 8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채희주 역은 진경·송선미가 나눠 맡는다. (02)762-9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