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고 떠들기' 글쎄~, '문화 송년회' 굿!
기업체 동호회들 이웃 돌보는 봉사활동 많아
매년 연말이면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던 '망년회 술자리'가 크게 줄어든 대신 올해는 직장 동료들과 봉사활동에 나서거나 음악회와 공연 관람 등 '문화 송년회' 자리를 찾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울산은 봉사송년회 많아=대형 사업장이 주를 이루는 울산은 기업체 동호회를 중심으로 봉사활동 송년회가 많아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근 사내 수화동아리 '손사랑회'가 장애인 복지시설 김장담그기, '풍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아원 매직 풍션쇼 봉사활동을 펼쳤다. '수지침동아리'와 'DVD동호회' 등도 불우이웃시설과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가졌다.

현대자동차와 SK에너지, S-OIL 울산공장 등도 공장 단위 또는 부서·동아리별 불우이웃시설 돕기와 온정 나누기로 송년회를 대신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회사 관계자들은 "경기 한파가 심상치 않다 보니 낭비를 줄이려는 노력에다 이번 기회에 불우이웃들을 돌아보거나 주변 사람들과 의미있는 자리를 가지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 공연 관람이나 스포츠 행사로 송년회를 보내려는 직원들도 늘었다. 현대중공업 사내 외업1관 여직원들은 현대예술관 공연을, 회전기생산부 협력사인 대진기업도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관람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했다.
◆부산은 문화송년회가 대세=부산은 음악회, 뮤지컬, 연극, 전람회 등을 즐기며 한 해를 보내는 모임을 갖는 '문화 송년회'가 인기다.
부산의 크루즈선사인 팬스타라인닷컴㈜은 26일 저녁 부산 중구 중앙동 팬스타 사옥에서 '팬스타 송년 작은 연주회'를 갖는다. 연주팀은 세계적인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입상자들로 이뤄졌다. 팬스타 측은 "술을 마시면서 소란스러운 송년이 아니라 차분하고 조용한 송년을 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송년이 다가오는 새해를 기분 좋게 맞이하는 데도 더 큰힘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있었던 부산시립교향악단의 '2008 송년음악회'는 1400석 모두 1주일 전에 매진됐다. 또 31일 밤 10시30분에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2008 제야음악회, 가는 해 오는 해'도 매진 박두 상태다. 이 음악회는 A석 2만원, S석 3만원, R석 5만원 등 평소 부산시향 연주회 입장료의 4~5배인데도 그렇다.
해운대그랜드호텔에 마련된 코믹 무술 퍼포먼스 '점프' 전용극장에서도 모 보험회사 직원 250명이 지난 17일 단체로 점프를 관람했고 모 카드회사 부산 콜센터 직원 80명도 지난 19일 구경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27일 오후 2시(인형극, 너는 최고의 선물)와 3시(마림바와 피아노 트리오 연주회)에 미술관 2층 홀에서 시민들을 위한 '송년 라이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