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2색(色) '사계'

입력 : 2008.12.25 03:20

합주자로 독주자로…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한 번은 독주자로, 한 번은 합주로 한달 사이 두차례〈사계〉를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호암아트홀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18·한국예술종합학교 3년)양은 지난 2004년 영국 메뉴인 국제 콩쿠르 주니어부 3위에 입상한 차세대 연주자다. 그런 그가 올겨울, 조금은 특별한 〈사계〉에 도전한다. 26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의 실내악 무대에서는 합주(合奏)로, 내년 1월 16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일본 키오이 신포니에타의 내한 무대에서는 독주(獨奏)로 두 차례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는 것이다. 연주자로서는 사실상 〈사계〉의 전후좌우(前後左右)를 모두 살필 수 있는 기회다.

실제 유진양이 태어나서 처음 본 공연도 바로 〈사계〉였다. "경주 살 적에 정경화 선생님이 포항에서 연주회를 갖는다는 소식에 부모님과 함께 온 가족이 갔어요. 초등학교에 막 들어갔을 때라 연방 졸면서도 무대 위의 카리스마에 감동 먹었죠."

대화 중에 신세대 특유의 재기 발랄한 표현이 빠지지 않지만, 유진양은 여느 기성 연주자 못지 않게 속 깊은 구석이 있다. 바이올린에만 매달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6세 때부터 배운 피아노로 동료 바이올리니스트의 반주를 자청하기도 하고,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과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 내한 무대부터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백건우의 리사이틀까지 중요한 무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빼놓지 않는 '공연광(狂)'이다. 그는 "학교 수업에 개인 연습과 실내악 연습까지 갈수록 시간이 빠듯해지면서 오히려 집중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생각 없이 연습하는 건 거꾸로 독(毒)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료들과 자체 실내악단을 꾸려서 내년 3월 영국 런던의 실내악 콩쿠르에 제1바이올린 주자로 참가한다. 가장 즐겁게 연주하는 것도 실내악이란다. 그는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럿이 어우러질 때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 26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 (02)6303-7700

▶장유진과 일본 키오이 신포니에타, 1월 16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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