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 흥행불패
이달 20개 도시에서 200회 공연
'연말 가족공연 최고 브랜드' 정착

12월 한국의 공연장은 《호두까기 인형》이 점령한다. 크리스마스와 선물, 고아 소녀의 꿈과 왕자, 무대에 내리는 눈송이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이렇게 달콤한 재료들을 화학반응 시킨 솜사탕 같다.
《호두…》는 12월 전국 20여 개 도시에서 200회(약 20만 석) 가까이 공연된다. 국립발레단이 4개 도시에서 22회, 유니버설발레단(UBC)이 4개 도시 30회, 서울발레시어터(SBT)가 2개 도시에서 14회 관객을 만난다.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달린다. 그 불균형 때문에 한국으로 초청된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은 10개 도시에서 22회 공연한다. 지역의 간판 공연장들도 연말 프로그램에 《호두…》가 없으면 체면이 안 설 판이다.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달 무대에 오르는 《호두…》는 16편으로 지난해 12월(10편)에 비해 늘었다. 《호두…》는 대부분 발레지만 인천시립무용단이 초연하는 한국무용, 서울 교육문화회관과 부산 금정문화회관 등을 채우는 뮤지컬, 비보이쇼·마술까지 품은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의 《50인 산타와 호두까기 인형》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공룡'이 됐다. 인천시립무용단은 "제목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혹부리 영감, 선녀와 나무꾼 등 우리 전래동화 속 캐릭터들을 넣어 한국무용으로 창작했다"고 말했다.
《호두…》는 제목과 이야기(소녀가 크리스마스 전야에 호두까기 인형과 환상여행을 떠난다)는 같아도 무대는 각각이다. 해외 발레단도 12월 이 작품을 많이 올리지만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신데렐라》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올인'에 가깝다. 장인주 무용평론가는 "고전 발레로는 유일하게 크리스마스가 배경이라는 점, '흥행 불패' 이미지 때문에 《호두…》는 연말 가족공연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면서도 "거품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내년 12월에는 《호두…》 외에 다른 발레를 하나 더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①《호두…》는 원래 크리스마스와 관련이 깊다. (○ ×)
②국립발레단 《호두…》에서 무대에 날리는 종이눈의 무게는 50㎏이 넘는다. (○ ×)
③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은 종이눈 청소에 진공청소기를 쓴다. (○ ×)
《호두…》는 독일의 오랜 전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19세기 초 독일 탄광촌에서 겨울철 어린이들에게 병정 모양의 인형을 선물하면서 크리스마스와 관계를 맺었다. 작가 호프만이 이것을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대왕》에 담았다.
국립발레단 공연의 경우 한 회 무대에 내리는 종이눈(2㎝×2㎝의 습자지)의 중량은 60㎏이다. 국립발레단의 종이눈은 무대 뒤에만 내리고 유니버설발레단의 종이눈은 무대 한복판에 내려 비주얼이 다르다.
매회 공연이 끝나면 종이눈을 재활용해야 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경우 해마다 종이눈 구입 비용만 120만원이다. 종이눈 청소에 진공청소기는 쓰지 않고 밀대와 빗자루를 이용해 쓸어 담는다.
▶답은 차례대로 ×○×.
호두를 까는 네가지 방법!
◆UBC 작품은 어린이 무용수 40여명이 출연하고 마임이 섞여 있어 더 동화적이다.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된 키로프 버전으로 안무가 섬세하고 우아하다. 환상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양치기 목동의 춤, 눈송이들의 군무 등이 아름답다. 임혜경 강예나 황혜민 안지은 등 출연.
◆1977년 《호두까기 인형》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 버전이다. 마임을 다 춤으로 표현해 역동적이고 힘차다. 눈의 왈츠와 꽃의 왈츠, 인형들의 춤 등이 매력적인 볼거리. 올해는 1막 파티 장면에 어린이 무용수를 쓴다. 김주원 전효정 윤혜진 김리회 등 출연.
◆벨로루시 국립발레단 버전은 어린이 관객을 겨냥하지 않은 정통 발레다. 화려하면서 힘있는 춤을 추고 무대는 샤갈의 그림처럼 몽환적이다.
◆제임스 전이 재안무한 SBT 작품은 한복 입고 추는 춤과 장구가 등장하는 등 한국적이다. 드로셀마이어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크고 영상으로 비주얼을 강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