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1.06 03:07
| 수정 : 2008.11.06 07:17
'웃음의 대학'
《웃음의 대학》(연출 이해제)을 보러 간 지난달 2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은 평일임에도 보조석을 냈다. 극장 밖 대학로는 불황이었지만, 그곳은 거의 날마다 만석(滿席)이었다. 객석은 시끌벅적이었고 그 소음만큼 연극에 대한 기대도 부풀어 올랐다.
등장인물이 작가(황정민)와 검열관(송영창) 둘뿐인 2인극이다.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중의 일본. 희극으로 바꾼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연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작가는 납작 엎드리고, "남의 인생 대신 살아주는 연극"이라며 혀를 차는 검열관은 뼛속부터 고자세다. "웃음이 들어 있는 대목은 다 자르라"는 검열관의 요구대로 고쳐 쓰느라 공연 연습 기간은 하루하루 축난다. 검열관은 맙소사, 작품 제목까지 《햄릿과 줄리엣》으로 수정해 버린다.
웃음을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과 웃음을 사수해야 하는 작가의 만남은 축구 같다. 일방적으로 밀리다가도 어느 순간 공수(攻守)가 뒤집힌다. '또 뭘 트집잡아 퇴짜 놓을까' '그 수모를 어찌 받아낼까'를 기대하던 관객은 예상이 배반당할 때마다 더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작가가 바치는 우스꽝스런 뇌물(?), "천황폐하 만세"를 집어넣으라는 주문을 말(馬) 이름으로 눙치는 위트, 작가와 검열관의 즉석 시연(試演) 등을 보며 이 코미디의 리듬에 휩쓸렸다.
등장인물이 작가(황정민)와 검열관(송영창) 둘뿐인 2인극이다.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중의 일본. 희극으로 바꾼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연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작가는 납작 엎드리고, "남의 인생 대신 살아주는 연극"이라며 혀를 차는 검열관은 뼛속부터 고자세다. "웃음이 들어 있는 대목은 다 자르라"는 검열관의 요구대로 고쳐 쓰느라 공연 연습 기간은 하루하루 축난다. 검열관은 맙소사, 작품 제목까지 《햄릿과 줄리엣》으로 수정해 버린다.
웃음을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과 웃음을 사수해야 하는 작가의 만남은 축구 같다. 일방적으로 밀리다가도 어느 순간 공수(攻守)가 뒤집힌다. '또 뭘 트집잡아 퇴짜 놓을까' '그 수모를 어찌 받아낼까'를 기대하던 관객은 예상이 배반당할 때마다 더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작가가 바치는 우스꽝스런 뇌물(?), "천황폐하 만세"를 집어넣으라는 주문을 말(馬) 이름으로 눙치는 위트, 작가와 검열관의 즉석 시연(試演) 등을 보며 이 코미디의 리듬에 휩쓸렸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황정민은 뮤지컬보다 연극에서 더 여유로웠다. 그러나 관객이 그를 작가가 아닌 '황정민'으로 보고 반응하는 장면도 있었다. 진폭이 있는 배역을 맡은 송영창은 틀니 연기 등으로 박수받으며 왜 좋은 배우인지 증명했다. 검열관은 갈수록 '작가'로 변해간다. "줄리엣이 좌약으로 독을 먹으면 안 될까" 하고 제안하며 킬킬거릴 정도다. 비록 허구지만 연극이 세상의 감시와 중력을 이기고 공중부양하는 순간이었다. 《웃음의 대학》은 두 배우만으로도 중극장 무대가 느슨하지 않았다. 웰메이드 코미디였다. ▶11월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66-6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