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0.28 12:15

[OSEN=박희진 기자] 돈이 없어서 문화생활을 못한다?! 요즘 웬만한 공연은 티켓 값이 10만 원은 우습게 든다. 여유가 좀 있다는 이들의 문화는 주머니 사정상 즐길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반면 넉넉한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1000원 헐값으로도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됐다.
2007년에 첫 공연을 올린 세종문화회관의 ‘1000원의 행복’과 KT아트홀 ‘재즈 앤 더 시티’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000원짜리 고품격 공연으로 문화에 욕심 부리는 서민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KT아트홀 ‘재즈 앤 더 시티’는 매일저녁 재즈를 새롭게 선보여 10만여 명이 넘은 관객을 끌어 들였는가 하면 이에 질세라 세종문화회관 ‘1000원의 행복’은 복합예술공연의 공간특성을 반영해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과 다양한 장르로 한 달에 한번 새로운 공연을 1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이들 공연은 1000원짜리라고 해서 장르가 저급하거나 홍보대용의 고객을 우롱하지 않아 서민들에게 더욱 각광받고 있다. 고급화된 공연문화에 손색없는 서비스로 다가섰다는 관객들의 호평이 늘어졌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경제위기가 몰아닥친 지금, 입장료 1000원을 받고도 운영이 될까 싶겠지만, 1000원짜리 공연마케팅들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돕겠다며 더 요란한 계획들을 펼쳐 놨다.
500회 가까이 ‘재즈 앤 더 시티’를 진행하면서 모아들인 1000원짜리 입장료는 청각장애인을 돕는 데 꾸준히 후원되어 왔고 세종문화회관의 ‘천원의 행복’은 봉사와 나눔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한참 진행에 있다.
이젠 문화의 대중화에까지 욕심을 부리며 11월엔 ‘재즈 페스티벌’ 축제로 얼굴 없는 재즈 뮤지션을 발굴하고 새로운 재즈의 밤으로 팬들을 더욱 끌어 모을 욕심을 부렸다. 10월에 ‘클래식을 넘어’를 선보였던 ‘1000원의 행복’은 11월에는 ‘오페라 아리아의 밤’으로 한층 더 새로운 장르로 화려한 막을 올릴 계획이다.
1000원짜리 문화행사들은 공연마케팅의 혁명을 일으키며 관객층 저변 확대라는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청계천을 서울의 문화중심으로 이끌면서 청계천과 가까운 KT아트홀과 세종문화회관이 출퇴근 직장인들과 청계천 연인들을 온가족 나들이에 저렴한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어렵다는 경제 사정은 차치하고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이 ‘일상의 문화’라는, ‘문화’를 앞장세운 이들 시도들은 쓸데없는 거품을 빼고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서민들이 흡수될 수 있는 훈훈한 공연문화의 풍토를 만드는데 한 몫 하고 있다.
jin@osen.co.kr
세종문화회관의 ‘1000원의 행복’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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