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0.28 06:00
새 음반 발표한 첼리스트 장한나

첼리스트 장한나(25)가 비발디(Vivaldi)의 첼로 협주곡을 녹음하면서 가장 애를 먹은 건 뭘까. 최근 음반(EMI)을 발표한 장한나는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3년 전부터 녹음 계획을 잡았지만 정작 악보를 모으는 데만 1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사계〉의 작곡가로 친숙한 비발디는 30여 곡의 첼로 협주곡을 남겼지만, 이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연주되는 곡은 그리 많지 않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려고 해도, 단원 14명 정도만 참여하면 되는 소(小)편성이라 나머지 단원 80여 명은 쉬어야 하거든요. 길이도 10여 분 남짓이라 짧은 편이고…. 협연 무대에서는 좀처럼 연주할 기회가 없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거꾸로 많은 걸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어요."
〈사계〉의 작곡가로 친숙한 비발디는 30여 곡의 첼로 협주곡을 남겼지만, 이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연주되는 곡은 그리 많지 않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려고 해도, 단원 14명 정도만 참여하면 되는 소(小)편성이라 나머지 단원 80여 명은 쉬어야 하거든요. 길이도 10여 분 남짓이라 짧은 편이고…. 협연 무대에서는 좀처럼 연주할 기회가 없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거꾸로 많은 걸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어요."
20세기의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Stravinsky)는 비발디에 대해 '똑같은 작품을 수백 번씩 고쳐 쓴 사람'이라고 비꼬기도 할 만큼, 때때로 비발디의 작품들은 엇비슷하게 들린다. 장한나도 "실제 똑같은 음악으로 들릴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비발디의 작품에는 파도 타기(surfing)라도 하는 것처럼 뛰어가는 듯한 리듬감이 넘치고 유머와 우울함, 희망과 슬픔 같은 모든 정서와 색채가 담겨 있기도 하다. 같은 작품을 황홀하게 들리게 하는 것도, 지루해서 잠에 빠지게 하는 것도 연주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로크 시대의 바흐(Bach)나 보케리니(Boccherini) 이전에 독주 악기로 먼저 첼로 협주곡을 쓴 작곡가가 비발디"라며 "'첼로의 성경'으로 불리는 바흐의 첼로 작품을 도 닦는 심정으로 연주한다면, 비발디의 작품을 통해서는 첼로가 독주 악기로 걸음마를 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는 것에 대해 "수백 년 전의 작품을 우리 시대의 감동과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과 같다. 날렵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현대적 소리를 통해 21세기로 비발디를 업데이트(update)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한나는 런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비발디의 협주곡을 구미시 문화예술회관(11월 3일), 통영시민문화회관(4일), 성남아트센터(5일), 세종문화회관(7일), 의정부 예술의전당(8일), 서울 예술의전당(9일)에서 각각 협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