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콩쿠르' 창설자 파니 워터만 인터뷰

리즈 콩쿠르는 머레이 페라이어(Perahia), 라두 루푸(Lupu), 안드라스 시프(Schiff), 미치코 우치다(Uchida) 등 세계적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해낸 정상급 경연대회다. 2006년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우승한 것으로도 친숙하다. 그는 "3주 전에도 영국에서 김선욱이 협연하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었다. 그리그의 협주곡을 수없이 들었지만 가장 훌륭한 연주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교육자, 콩쿠르 창설자로도 유명한 그녀는 2005년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Dame)를 받기도 했다.
리즈 콩쿠르 홈페이지에는 '1961년 어느 날 잠 못 이루고 고민하던 파니 워터만 여사가 피아노 경연 대회를 창안했고, 2년 뒤 리즈 콩쿠르로 현실화했다'고 적혀있다. 그녀는 "젊고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들을 작은 연못에서 큰 바다로 끌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콩쿠르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콩쿠르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지 상금만이 아니라 최고의 심사위원을 모셔오고, 입상자들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페스티벌에 소개해서 관객들에게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즈 콩쿠르도 리즈대학과 BBC방송 같은 기관의 후원만이 아니라 자원봉사자 250여 명의 자발적인 참여로 치르고 있다.
워터만 여사는 피아노 교육 강연 시리즈를 시작해서 지난 1989년 《나와 내 피아노》로 묶어냈으며 지금까지 200만부 이상 팔렸다. 그가 쓴 《피아노 가르치기와 연주하기》(피아니스트 김대진 번역·음연)는 최근 국내에도 소개됐다.
지난 30여 년간 국제 콩쿠르에 100회 이상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은 워터만 여사는 "콩쿠르에서 심사할 때 반드시 4가지를 염두에 두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피아노가 지닌 아름다운 톤(tone)을 최대한 살려내는지 ▲악보에 적혀있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음악의 '척추'에 해당하는 리듬은 약동하고 있는지 ▲청중이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어낼 수 있는지 살펴본다는 것이다. 그는 "관객들이 어제 했던 일과 내일 해야 할 일을 모두 잊고서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마법을 거는 일은 어떤 스승도 가르쳐줄 수 없다"고 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 슈베르트와 쇼팽 같은 작곡가들이 천상에서 신의 옆 자리에 앉아있다면, 우리 연주자는 천국의 문 앞에서 서성이는 존재들이에요. 그 문을 열고 잠시라도 관객들에게 천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연주자들이 할 일이지요."
워터만 여사는 7일 여화여대, 8일 문호아트홀, 9일 서울대, 10일 연세대, 11일 한국예술종합학교, 12일 서울 코엑스의 야마하 아티스트서비스 등에서 젊은 연주자를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와 강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