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山寺)음악회 이 가을… 하늘은 높고 음악은 깊다

입력 : 2008.09.25 02:51

부석사·선운사·금산사… 선율에 젖고
템플스테이도 하고 불교문화도 체험하고

가을을 맞아 전국의 사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의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사진은 전남
해남 미황사의〈괘불재〉모습. 보물로 지정된 괘불을 걸고 지역 주민들과 손님들이 하
나가 되는 잔치이다./미황사 제공
산사(山寺)음악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9월 하순이 되도록 늦여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은하수 흐르는 밤하늘을 천장 삼아 펼쳐지는 고즈넉한 산사에서 감상하는 음악회는 삶에 청량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들어 확산된 산사음악회는 최근 각 사찰의 특성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외지에서 오는 손님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마당으로 꾸며지는 곳도 늘고 있다.


자연+음악

충남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041-662-3824)는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 낙조가 유명한 곳이다. 이 같은 자연을 배경으로 10월 4일 오후 7시 열리는 산사음악회는 벌써 여섯 번째이다. 올해는 안도현 시인, 바리톤 안상현씨와 함께 사찰 인근 서산중 학생들의 풍물놀이, 서산여중 음악교사인 윤희암씨의 트럼펫 연주, 석림성당 성가대 등 지역 주민들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경북 구미 도리사(주지 법등 스님·054-474-3737)는 10월 2일 오후 7시 경내 솔숲에서 〈제6회 도리사 솔바람 음악회〉를 개최한다. 경북도립교향악단이 출연해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은 클래식 음악을 주민들에게 선사한다.
경북 구미 도리사의 솔바람 음악회./도리사 제공

산사음악회의 대명사로 불렸던 경북 봉화 청량사(주지 지현 스님)는 올해 산사음악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지난 여름 봉화지역의 수해 피해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불교문화+음악

전북 고창 선운사(주지 법만 스님·063-561-1422)는 27~28일 올해 첫 〈선운문화제〉를 개최한다. 지난해까지 열어온 산사음악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전통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마당으로 만든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인근 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을 선운사에 감사의 마음으로 공양하는 〈보은염(報恩鹽) 이운행사〉와 〈영산대제〉에 이어 27일 오후 6시30분부터 경내 성보박물관 앞에서 음악회가 열려 범능 스님,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 등이 출연하며, 퓨전 국악공연 등이 열린다. 전남 해남 미황사(주지 금강 스님·061-533-3521)는 10월 18일 오후 1시 중창불사의 회향을 기념하는 〈제8회 괘불재·작은음악회〉를 연다. 20여 년의 노력 끝에 대웅보전 등 20여 채의 건물을 복원, 개·보수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보물 1342호인 미황사괘불을 꺼내어 높이 걸고 지역민들이 수확한 곡식을 공양하는 〈만법공양〉 등 의식이 진행된다. 〈달이랑 별이랑 사람이랑〉을 주제로 한 음악회에는 해남 주민들의 노동요와 강강술래, 이병채씨의 남도 판소리 등이 펼쳐진다.

서울 삼성동 봉은사(주지 명진 스님·02-511-6070)는 29일~10월 1일 개산대제를 연다. 창건주인 연회국사와 중흥조인 보우대사,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7명의 역대 조사에 대한 다례제 등 전통불교 의식에 참가할 수 있으며 10월 1일 오후 7시에는 가수 웅산과 〈풍경소리〉 등이 공연하는 가을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다. 29일 오후 7시30분에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한국불교의 발자취와 봉은사의 위상〉을 주제로 특강도 연다.



템플스테이+음악

전북 김제 금산사(주지 원행 스님·063-548-4441)는 10월 4~5일 〈제2회 추억의 템플스테이〉를 갖는다. 지금까지 금산사 템플스테이를 다녀간 회원들을 상대로 한 '홈커밍데이' 같은 템플스테이인데 '참가비' 항목이 재미있다. '1만원 이하의 작은 무엇'이다. 금산사 측은 "먹을거리, 선물 등 아무것이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정성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10월 3일 오후 8시50분 시작하는 음악회에는 김금희씨의 판소리와 농악공연 등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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