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대구·대전·부천·고양에서 축제·공연 잇따라
대구는 모차르트 초기작 등 올려
부천에선 '사랑의 묘약' 무대에 고양·대전은 '토스카' 연합공연

10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39일간 10편의 오페라·발레를 잇따라 올리는 대구 국제오페라 축제는 아예 오페라의 '행정 수도'를 옮겨오겠다는 야심이다.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푸치니(Puccini)의 《토스카》(10월 1~4일)를 개막작으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10월 10~11일), 임준희 작곡의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10월 17~18일), 모차르트가 11세에 쓴 초기 오페라 《아폴로와 히아친투스》와 《첫째 계명의 의무》(10월 24~25일), 국립발레단의 《지젤》(10월 28일)까지다.

또 객석과 무대의 발상을 뒤바꿔 무대에 앉아서 와인을 즐기며 거꾸로 객석을 바라보는 역발상의 '전야제'(9월 30일)부터 신천 야외 공연장의 천변에서 즐기는 '오페라와 시네마 콘서트'(10월 6일), 《사랑의 묘약》과 《라 트라비아타》 등 유명 오페라를 오전 11시부터 즐기는 '아침 오페라'(10월 13·20일) 등도 가을 잔칫상을 푸짐하게 해준다. 최고가 7만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 공연을 묶어 살 경우 30%까지 할인해주는 패키지도 있다. 대구는 '봄에는 뮤지컬, 가을에는 오페라'의 문화도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053)666-6111
부천시향은 지난해 《세비야의 이발사》에 이어 올해 《사랑의 묘약》(도니체티)을 올리며 '오케스트라 도시'에 '오페라 도시'라는 별명까지 탐내고 있다. 10월 22~25일 부천시민회관에서 미성(美聲)을 자랑하는 테너 강요셉과 이승묵이 네모리노 역을, 소프라노 김행재·손지혜가 아디나 역을 각각 부른다. 최희준이 지휘를, 이경재가 연출을 맡는다. (032)320-6335
부천이 독립 오페라 브랜드를 내세운다면, 고양과 대전은 '오페라 연합군'을 결성했다. 이들은 오페라 《토스카》를 오는 26~27일 고양아람누리(1577-7766)에서, 다음달 2~5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042-610-2222)에서 연달아 공연한다. 해외에서는 정착한 제도지만 국내에서는 첫 시도다. 무대만이 아니다. 연주는 대전시향(지휘 에드몬 콜로메르)이, 합창은 고양시립합창단이 맡는 등 제작 단계부터 철저한 '분업'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박종호씨는 "지역 공연장이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공존을 모색하고 지역 출신의 성악가들에게 무대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