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의 반응 보다는 곡 자체에 몰두할 뿐"

입력 : 2008.09.13 03:03

'오빠 부대' 몰고 다니는 스타 피아니스트 임동민

이달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음반을 내놓고 리사이틀을 갖는 피아니스트 임동민./빈체로 제공
임동민(28)은 동생 임동혁(24)과 함께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스타 피아니스트다.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벌써 수북하다. 동생과 함께 2005년 쇼팽 콩쿠르 3위 입상, 올해 계명대 부교수에 임용된 '20대 교수', 쇼팽에 이어 베토벤에 도전하는 연주자…. 이달 베토벤 소나타 음반(소니BMG) 발매와 함께 리사이틀을 갖는 그에게 5가지 키워드로 질문을 던졌다.

콩쿠르

"쇼팽 콩쿠르를 앞두고는 독일 하노버 음대에서 2년 가까이 대비하기도 했어요. 그동안 준비한 걸 남들에게 보여주는 건 좋은데, 아무래도 콩쿠르마다 엇비슷한 곡을 연주하다 보니 새로운 레퍼토리를 못 늘린 것이 가장 아쉽죠. 콩쿠르는 첫 시작일 뿐, 그 자체가 성공으로 이끄는 건 아닐 거예요."

동생

"동혁이는 음악인이 갖춰야 하는 사고 방식부터 듣는 능력까지 피아니스트로서 자질이 뛰어나요.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타고난 재능이 무지 많죠. 저 자신은 천성적으로 재능이 많은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할 뿐이죠. 동생과 사이요? 요즘에도 자주 싸워요(웃음)."



"인터넷은 하지 않은 지 몇 년은 된 것 같아요. 친구가 대신 올려줘서 싸이월드를 하기도 했는데 1년 전에 폐쇄했어요. 댓글 올라오면 신경쓰기도 했지만 나이도 먹고…. 그거 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연예인은 아니니까요. 제 연주를 비평하거나 무대 매너 등을 꼬집는 '안티 팬'도 적지 않아요. 청중을 위해 반드시 이렇게 쳐야만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작곡가를 염두에 두고 소신대로 연주하면 그걸 청중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죠."

교수

"계명대에서 폴란드의 쇼팽 음악원과 연계를 맺으면서 쇼팽 콩쿠르 입상자를 채용하면 어떨까 하는 제의가 있었나 봐요. 이번 학기부터 시작인데 학생 9명을 받았어요. 아직 레슨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저보다 두 살 어린 1982년생부터 1986년생까지 학생들이 꼭 동생 같죠. 학생들을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자기 연주에는 신경 못 쓴다고 하는데 두고 봐야죠. 요즘엔 무슨 일이 있어도 태연해지려고 해요."

베토벤

"한국에선 베토벤을 유독 많이 치잖아요. 어렸을 적부터 공부 많이 했는데, 쇼팽 콩쿠르 이후에 다시 본격적으로 치게 됐어요. 기존의 베토벤 소나타 음반 중에서는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Schnabel·1882~1951)이 소리를 너무나 아름답게 내기 때문에 좋아해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출연했던 영화 《백야》나 《대부》, 드라마 《모래시계》와 연극 《어머니》까지 조금은 오래된 것을 좋아해요. ('애늙은이' 같은 별명은 없었느냐고 묻자) 돈을 안 내는 편이라고 '짠돌이'라고 불렸죠."

▶임동민 리사이틀,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0월 31일 고양아람누리, 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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