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부대' 몰고 다니는 스타 피아니스트 임동민

◆콩쿠르
"쇼팽 콩쿠르를 앞두고는 독일 하노버 음대에서 2년 가까이 대비하기도 했어요. 그동안 준비한 걸 남들에게 보여주는 건 좋은데, 아무래도 콩쿠르마다 엇비슷한 곡을 연주하다 보니 새로운 레퍼토리를 못 늘린 것이 가장 아쉽죠. 콩쿠르는 첫 시작일 뿐, 그 자체가 성공으로 이끄는 건 아닐 거예요."
◆동생
"동혁이는 음악인이 갖춰야 하는 사고 방식부터 듣는 능력까지 피아니스트로서 자질이 뛰어나요.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타고난 재능이 무지 많죠. 저 자신은 천성적으로 재능이 많은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할 뿐이죠. 동생과 사이요? 요즘에도 자주 싸워요(웃음)."
◆팬
"인터넷은 하지 않은 지 몇 년은 된 것 같아요. 친구가 대신 올려줘서 싸이월드를 하기도 했는데 1년 전에 폐쇄했어요. 댓글 올라오면 신경쓰기도 했지만 나이도 먹고…. 그거 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연예인은 아니니까요. 제 연주를 비평하거나 무대 매너 등을 꼬집는 '안티 팬'도 적지 않아요. 청중을 위해 반드시 이렇게 쳐야만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작곡가를 염두에 두고 소신대로 연주하면 그걸 청중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죠."
◆교수
"계명대에서 폴란드의 쇼팽 음악원과 연계를 맺으면서 쇼팽 콩쿠르 입상자를 채용하면 어떨까 하는 제의가 있었나 봐요. 이번 학기부터 시작인데 학생 9명을 받았어요. 아직 레슨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저보다 두 살 어린 1982년생부터 1986년생까지 학생들이 꼭 동생 같죠. 학생들을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자기 연주에는 신경 못 쓴다고 하는데 두고 봐야죠. 요즘엔 무슨 일이 있어도 태연해지려고 해요."
◆베토벤
"한국에선 베토벤을 유독 많이 치잖아요. 어렸을 적부터 공부 많이 했는데, 쇼팽 콩쿠르 이후에 다시 본격적으로 치게 됐어요. 기존의 베토벤 소나타 음반 중에서는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Schnabel·1882~1951)이 소리를 너무나 아름답게 내기 때문에 좋아해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출연했던 영화 《백야》나 《대부》, 드라마 《모래시계》와 연극 《어머니》까지 조금은 오래된 것을 좋아해요. ('애늙은이' 같은 별명은 없었느냐고 묻자) 돈을 안 내는 편이라고 '짠돌이'라고 불렸죠."
▶임동민 리사이틀,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0월 31일 고양아람누리, 1588-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