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페어 레이디', 감칠맛 나는 대사에 웃음바다로 풍덩

입력 : 2008.09.15 08:17


[OSEN=박희진 기자]감칠 맛 대사에 객석은 연신 웃음바다로 변했다. 1960년대 헐리웃을 대표하는 걸작,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국내 상륙 무대에서다.

'마이 페어 레이디'는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작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가 1913년에 출간한 희곡 ‘피그말리온’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조각상을 사랑하는 그리스시대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그리스 신화를 빅토리아 시대 영국으로 옮겨서 귀족들의 위선과 가식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는 1956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줄리 앤드루스가 여주인공 일라이저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영화로는 1964년,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오드리 헵번이 촌티 물씬나는 주인공으로 깜짝 변신해 흥생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런던, 한 언어학 교수 하긴스(이형철)는 피커링 교수(김진태)와의 내기로 길거리 꽃 파는 아가씨 일라이저(김소현 임혜영)를 6개월 이내에 교육시켜 품위 있는 숙녀로 만들어야 한다.

영국식 정통 영어와 사투리의 어감 차이가 이 작품의 진정한 묘미. 한국판 '마이 페어 레이디'는 시장에서 꽃을 파는 천박한 아가씨 일라이저가 영국 상류사회의 고풍스런 언어를 배워 사교계 신데렐라가 되기까지 과정을 적절한 우리말 비속어 선택으로 해결했다.

'겁나’ ‘뽀리다’ ‘작살’과 같은 비속어와 은어가 연신 등장하고 여기에 평상시 자주 쓰고 들리는 남도 사투리들을 섞어줌으로써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했다. 우아하고 고풍스런 무대와 화려한 의상들이 볼거리인 이 작품에서, 주역을 맞은 언어학자 하긴스 교수의 음성학 공부가 조금 부족해 무대에서의 감정이 100% 전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다.

그러나 이같은 옥에 티도 주연 같은 조연들의 빼어난 활약으로 쉬 묻혀버렸다. 특히 일라이저의 아버지 알프레도(김성기)는 뛰어난 무대 매너와 재치로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며 커튼콜의 주인공이 됐다. 김성기는 2008년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jin@osen.co.kr
마이페어레이디 공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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