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선율에 담은 은은한 추억

입력 : 2008.07.31 03:06   |   수정 : 2008.07.31 06:23

8월의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선정

8월의 뮤지컬은 《내 마음의 풍금》이었다. 《내 마음의 풍금》은 이야기와 음악, 연출과 안무, 연기와 무대 디자인이 한 호흡으로 감정을 뭉쳐 던질 때 얼마나 크게 관객을 흔드는지 증명했다. '뮤지컬 추천작 10'에서 창작 초연 무비컬(영화 원작 뮤지컬)이 1위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등 뮤지컬 전문가 3명은 7월 30일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30여 편 가운데 《컴퍼니》를 2위로, 《시카고》를 3위로 추천했다. 《컴퍼니》는 무대 디자인과 배우 앙상블이 두드러졌고 《시카고》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조명과 춤으로 지지를 받았다. 지난달 1위였던 《캣츠》 내한공연은 4위로 밀려났고 실험정신을 보여준 화제작 《씨왓아이워너씨》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뮤지컬《내 마음의 풍금》의 동수(오만석)와 홍연(이정미). 삽입곡〈스프링타임〉이 흘러나오는 대목이다. /크레디아 제공
뮤지컬《내 마음의 풍금》의 동수(오만석)와 홍연(이정미). 삽입곡〈스프링타임〉이 흘러나오는 대목이다. /크레디아 제공

1960년대가 배경인 《내 마음의 풍금》은 반투명 칠판 뒤에서 노래하는 아이들과 이 학교에 부임하는 교사 강동수(오만석)의 풍경을 포개며 열린다. 강동수와 그를 짝사랑하는 학생 홍연(이정미), 양호교사(임강희)의 삼각관계는 결과가 뻔하다. 그러나 뮤지컬은 "~느냐" "~니라" 같은 말투, 동화적 질감의 무대, 책을 나비로 만드는 연출, 엉뚱한 상상 속 탱고, "안 왔어요~"로 메아리치는 아이들의 노래 등으로 재미를 이어나간다.

1년 반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 오만석은 올라타고 싶은 리듬 연기로 극에 길을 냈고 〈버터플라이〉 〈스프링타임〉 등의 노래로 건재를 확인시켰다. 이정미와 임강희, 임철형도 적역에 가까웠다. 평가위원들은 "추억이라는 재료는 올드(old)하지만 현대적인 무대언어들로 그 늙음을 뛰어넘었다" "음악은 곡마다 세심한 분절이 돋보였고, 연출(조광화)과 안무(서병구)의 호흡이 상승작용을 일으켰다"고 평했다.

8월 개막작 중에는 TV 리얼리티쇼로 여주인공을 뽑은 《마이 페어 레이디》, 정성화와 류정한이 돈키호테를 나눠 맡는 《맨 오브 라만차》, 임태경·박건형·윤형렬·이지훈의 《햄릿》이 기대작으로 꼽혔다.

▶《내 마음의 풍금》은 9월 11일까지 호암아트홀. 오만석·조정석이 강동수 역을 번갈아 맡는다. (02)751-9606~10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크레디아 제공=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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