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 무대에서 그림책이 움직이네!

입력 : 2008.07.03 03:20   |   수정 : 2008.07.03 08:05

인형극 '배고픈 애벌레'

'…뿅! 하고 알에서 작은 애벌레가 태어났습니다. 애벌레는 몹시 배가 고팠어요. 월요일, 애벌레는 사과 한 개를 먹었습니다. 아직도 배는 쪼르륵쪼르륵. 화요일, 배를 두 개 먹었습니다. 수요일에는 자두 세 개, 목요일엔 딸기 네 개, 금요일엔 오렌지를 다섯 개 먹었습니다. 토요일, 애벌레는 무엇을 먹었을까요? 초콜릿 케이크와 아이스크림과 피클과 치즈와 막대사탕과 체리파이와 소시지와 컵케이크, 그리고 수박이었대요! 그날 밤, 애벌레는 배가 아파서 울었습니다. …뚱뚱해진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어 며칠을 잤습니다. 그러고는 번데기 껍질을 벗고 나왔어요. 아, 나비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에릭 칼(Carle)의 그림 동화 《배고픈 애벌레》의 줄거리다. 많은 아이들이 읽은 이 유명한 이야기가 그의 또 다른 인기 동화 《뒤죽박죽 카멜레온》 《요술쟁이 작은 구름》과 함께 묶여 50분짜리 공연으로 펼쳐진다. 불빛 한 점 없는 무대에서 특수 안료와 형광물질을 바른 인형들이 살아 움직이는 블랙라이트(black light) 인형극이다.
블랙라이트 인형극《배고픈 애벌레》가운데《뒤죽박죽 카멜레온》의 한 장면이다./백암아트홀 제공
블랙라이트 인형극《배고픈 애벌레》가운데《뒤죽박죽 카멜레온》의 한 장면이다./백암아트홀 제공

캐나다 머메이드씨어터의 내한공연인 《배고픈 애벌레》는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네덜란드 등 4개 대륙을 돌며 300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이다. 《뒤죽박죽 카멜레온》에는 동물원의 동물들이 등장하고 《요술쟁이 작은 구름》은 구름의 변화무쌍함을 담는다. 인형을 조종하는 배우들은 온통 검은색 옷을 입고 있어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무대에서 움직이는 그림책 같다.

영어 공연으로 내레이션, 배경 음악이 붙는다. 매주 목·토요일 오전 11시에는 한국어 공연(내레이션 신애라)도 마련된다. 칼의 동화 3편을 연달아 공연한 뒤엔 15분간 제작진과 관객의 Q&A 순서도 있다.

▶17일부터 8월 15일가지 백암아트홀. (02)559-1333

에릭 칼의 동화가 원작인 블랙라이트 인형극 '배고픈 애벌레'. 움직이는 그림책 같은 공연입니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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