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0명 중 8명이 《맨 오브 라만차》(8월 12일부터 LG아트센터)에 표를 던졌다. 스페인의 지하 감옥을 무대로 한 이 뮤지컬의 주인공은 신을 모독한 죄로 끌려온 작가 겸 배우 세르반테스다. 그가 죄수들을 뽑아 벌이는 즉흥극,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주장하는 노인이 창녀 알돈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라는 평이다. 전문가들이 두 번째로 기대하는 이야기는 이번이 국내 초연인 《마이 페어 레이디》(8월 22일부터 세종문화회관)였다. 영화로 잘 알려진 원작을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
◆음악
《캣츠》 내한공연(샤롯데 극장)과 《갬블러》(7월 10일부터 LG아트센터)가 점수를 많이 받았다. 명곡 〈메모리〉가 들어 있는 《캣츠》의 음악은 대중적이고 구성력이 좋다는 점에서, 《갬블러》는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작곡가 에릭 울프슨이 뽑아낸 절묘한 멜로디라는 점에서 표가 집중됐다. 〈이룰 수 없는 꿈〉을 들을 수 있는 《맨 오브 라만차》, 〈올 댓 재즈〉가 흘러나오는 《시카고》(7월 11일부터 국립극장)의 음악을 최고로 꼽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배우
《맨 오브 라만차》가 5표를 따냈다. 돈키호테는 류정한·정성화가 나눠맡고, 알돈자 윤공주와 산초 이훈진의 조합이다. 류정한은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정성화는 지난해 《맨 오브 라만차》에서 "조승우보다 낫다"는 평도 받으며 '개그맨' 꼬리표를 뗀 배우다. '경쾌한 공주' 스타일이었던 윤공주의 연기 변신도 주목된다. 전문가 3명은 "맨몸을 이용한 기술과 표현력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아트 서커스 《네비아》(7월 9~20일 세종문화회관)를 지지했다.
◆공연장
LG아트센터가 국내 최고의 뮤지컬 공연장이라는 것이 재확인됐다. 여름 시즌 이 극장에 들어가는 뮤지컬은 《갬블러》와 《맨 오브 라만차》다. 입지조건, 관객의 뷰(view), 무대 깊이 측면에서 다른 공연장을 압도했다. "무대가 깊으면 입체적인 '그림'을 만들 수 있고 장면 연결도 매끄러워진다"는 평이다. "무대와 객석이 가깝다는 점에서는 《캣츠》가 공연되는 샤롯데극장이 최고"라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명성
관객은 한정돼 있다. 지난해 가장 히트한 뮤지컬로 올해 다시 들어온 《캣츠》 내한공연이 다른 경쟁작들에 가장 위협을 주는 작품(7표)으로 예상됐다. "한국인이 좋아하고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캣츠》 흥행은 순항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두 번째로 꼽은 뮤지컬은 모든 면에서 짜임새를 갖춘 《맨 오브 라만차》였다.
※도움말 주신 분=김혜진 웰컴투브로드웨이 스태프,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 송경옥 에이콤 기획실장, 송한샘 쇼팩 대표,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배우 이석준, 이성훈 CJ엔터테인먼트 부장, 작곡가 이지혜, 연출가 장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