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흔들릴 때 그의 마음도 흔들리네

입력 : 2008.06.18 23:06

연극 '맥베드'

극단 죽죽(竹竹)의 연극 《맥베드》(사진·연출 김낙형)는 의자들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천장에는 처음부터 의자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왕좌나 권력욕을 상징하는 것 같은 의자는 여러 형태로 변형되며 극에 신선한 공기를 제공한다. 의자들은 거듭 쌓였다 해체되고, 나중엔 모자나 칼로 변하기도 한다. 바닥에서 미끄러질 때 의자가 내는 "삭삭―" 소리도 귀에 꽂힌다.

마녀의 예언에 홀린 맥베드 장군이 던컨왕을 살해하고 왕이 되는 줄거리는 그대로다. 그러나 형식은 새롭다. 텅 빈 무대에는 흔들리는 촛불이 있고, 배우들도 촛불을 들고 나타난다. 그들은 어두운 공간에서 몸을 이용해 욕망, 죄의식, 공포, 고독 등을 표현한다. 《지상의 모든 밤들》에서 소외받는 여성들을 극사실적으로 포착했던 김낙형 연출은 이 연극에서 심리를 압축해 표현하는 솜씨를 보여준다. 성홍일과 이자경이 맥베드 부부를 맡고 박채익 이철은 등이 출연한다.

▶8월 3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76. (02)763-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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