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문화 상차림] 불신의 시대… 아직도 사랑을 믿으십니까?

입력 : 2008.06.15 23:06

산울림 소극장 기획 '달이 물로…'
'메시앙 탄생 100년' 기념 음악회
커피잔 든 부엉이 "우리와 닮았네"

산울림 소극장이 기획한 〈연출가 대행진〉의 첫 연극 《달이 물로 걸어오듯》,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 기념 연주회, 화가 안윤모의 《커피홀릭 전》, 한승원 장편소설 《다산》. 조선일보 문화부가 월요일 아침 배달하는 '문화 상차림' 이번주 메뉴입니다.


 

《달이 물로 걸어오듯》에 출연하는 박상종과 정세
라. 제목은“남자와 여잔, 달이 물로 걸어오듯 만나
는 거야”라는 대사에서 왔다./산울림 제공
《달이 물로 걸어오듯》에 출연하는 박상종과 정세 라. 제목은“남자와 여잔, 달이 물로 걸어오듯 만나 는 거야”라는 대사에서 왔다./산울림 제공

연극


17일 개막하는 《달이 물로 걸어오듯》은 임신 중인 여자가 남편에게 자신이 살해한 시체 두 구를 보여주는 장면부터 파격적이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죄를 뒤집어쓰고 자수한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잔인한 폭력 남편으로 몰아가는 아내를 보면서 더 큰 충격에 빠진다.

《인류 최초의 키스》 《웃어라 무덤아》를 쓴 고연옥의 희곡을 《고도를 기다리며》의 임영웅이 연출한다. 불신의 시대, 흔들리는 사랑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이다. 박상종과 정세라가 남녀 주인공을 맡고 한경미 이명호 등이 출연한다. 신연극 100주년을 기념해 산울림 소극장이 기획한 〈연출가 대행진〉은 심재찬·김광보·박근형·이성열의 신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02)334-5915

올 탄생 100주년을 맞은 올
리비에 메시앙.

클래식


올해 탄생 100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Messiaen)으로 시작하는 한 주다.

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는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향한 스무 개의 시선〉 가운데 10곡을 '솔로이스츠 93'이 연주한다. 이 단체는 피아니스트 김용희·서혜영·송미란·윤영화를 중심으로 1993년 결성됐다. 이들은 "불협화음의 홍수를 꿰뚫고 흐르는, 강하면서 부드럽고, 때로는 잔인한 신비로운 사랑의 언어를 함께 경험했으면 한다"고 전한다. (02)586-0945

한국 페스티발 앙상블(음악감독 박은희)도 다음날인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메시앙 탄생 100주년 정기 연주회를 연다.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와 〈아멘의 환영〉 등을 들려준다. (02)501-8477

화가 안윤모의 작품〈커피홀릭〉/선화랑 제공

전시


파란 부엉이가 머리 위에 커피잔을 이고 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노란 닭은 같은 차림을 한 빨간 닭과 마주 보며 커피를 마신다. 보름달이 둥실 떠오른 밤, 육식 동물 호랑이는 테이블 위에 커피 두 잔을 올려놓고 홀로 앉아 오지 않는 상대를 기다리며 커피를 홀짝인다. 커피를 물처럼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고 때론 여유도 찾는 현대인들의 영혼이 바로 여기에 있다.

《커피 소사이어티 전》 《커피와 상상력 전》 등 그 동안 커피에 관련된 전시를 열어온 화가 안윤모가 1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커피홀릭 전》을 연다.

주로 동물을 의인화해 일상 속 에피소드 혹은 사회문제를 풍자적으로 표현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커피에 익숙해진 우리의 모습을 우화적이면서도 기발하게 묘사한다. 관람객들은 1층 전시장에 앉아 커피의 맛과 향을 직접 느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02)734-0458

문학


작가 한승원이 역사 인물을 주인공으로 써온 최근의 소설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흑산도 가는 길》의 주인공 정약전은 다산 정약용의 형이고, 《초의》는 다산의 제자 초의선사의 이야기이며, 《추사》의 주인공 김정희는 다산의 후학이다. 작가는 이들이 모두 "다산에 대한 소설을 쓰기 위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완성된 작품"이라고 말한다. 다산의 삶과 사상을 다루는 동시에 천주학과 주자학 등 동·서양의 사유체계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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