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심 지키면서 서로를 놀래켜야죠"

입력 : 2008.06.11 22:58

이가와 막강 바로크 두오 이룬 맨지 인터뷰

사반세기 가까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바로크 음악의 ‘단짝 두오’앤드류 맨지(오른쪽)와 리처드 이가.
1984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19세의 이 학교 학생인 앤드류 맨지(Manze)의 전공은 라틴과 그리스 고전 문학이고, 취미는 바이올린이었다. 당시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곡을 연주하고 있던 그에게 두 살 위의 대학 선배이자 오르간 등 건반 악기를 전공하던 리처드 이가(Egarr)가 다가왔다.

"쇼스타코비치는 좋아하지 않지만, 당신 연주는 마음에 드는 걸."

그 뒤로 베토벤의 소나타와 실내악, 바흐의 소나타를 함께 연주했고, 하프시코드(피아노의 전신)에 푹 빠져있던 이가의 권유로 둘은 바로크 음악으로 나아갔다. '바로크 음악 막강 두오(Duo)'의 탄생이었다.

맨지는 전화 인터뷰에서 "10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하긴 했지만 직업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를 바로크 음악으로 안내해준 건 분명 동료인 이가였다"고 말했다.

둘은 바흐와 코렐리, 비버와 모차르트까지 바로크 음악과 고전파 소나타를 함께 연주하고 녹음하며 25년째 앙상블을 맞춰가고 있다. 맨지는 지금까지 연주만 수백 차례는 함께 한 것 같다고 했다.

사반세기에 걸친 협력의 비결을 묻자 맨지는 딱 두 가지를 꼽았다. "서로에 대해 존경심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상대방을 언제나 음악적으로 놀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둘의 생각이 같을 순 없어요. 같아서도 안되고요. 최상의 결과를 찾기 위해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두 명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이중주라고 믿어요."

맨지는 "앙상블은 상대방의 연주를 즐겨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며, 나는 언제나 이가의 연주를 듣는 걸 사랑한다"고 했다. 둘은 오는 14일 내한 연주회에서 바흐·코렐리·비버 등의 곡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6월 14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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