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6.04 23:35
또다시 박수가 터졌다.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세계 정상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Mutter)가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E장조〉를 연주하던 도중, 2악장이 끝나기 무섭게 중간 박수가 나왔다. 급기야 무터는 오른손 검지를 입가에 가져가며 객석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다.
1부에서 연주된 곡은 버르토크의 〈디베르티멘토〉(3악장)와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E장조〉(3악장)였다. 작품의 통일성이나 연주자의 집중을 위해 통상적으로는 모든 악장이 끝난 뒤 두 차례만 박수를 보내면 된다. 하지만 이날은 중간 악장이 끝날 때마다 어김 없이 박수가 터졌고 40분 남짓의 1부 공연에서만 모두 6차례의 박수가 쏟아졌다. 연주 이전에 '박수의 홍수'를 이룬 셈이었다.
급기야 무대 안전이나 질서 유지를 책임지고 있는 예술의전당 음악당 운영팀은 1부가 끝난 뒤 휴식 시간에 공연장 복도에서 긴급 미팅을 소집했다. 결국 2부가 시작되기 직전, "쾌적한 공연 관람 분위기를 위해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는 장내 방송을 두 차례나 해야 했다. 공연 1부 시작 전도 아니고, 2부가 열리기 전에 안내 방송을 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1부에서 연주된 곡은 버르토크의 〈디베르티멘토〉(3악장)와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E장조〉(3악장)였다. 작품의 통일성이나 연주자의 집중을 위해 통상적으로는 모든 악장이 끝난 뒤 두 차례만 박수를 보내면 된다. 하지만 이날은 중간 악장이 끝날 때마다 어김 없이 박수가 터졌고 40분 남짓의 1부 공연에서만 모두 6차례의 박수가 쏟아졌다. 연주 이전에 '박수의 홍수'를 이룬 셈이었다.
급기야 무대 안전이나 질서 유지를 책임지고 있는 예술의전당 음악당 운영팀은 1부가 끝난 뒤 휴식 시간에 공연장 복도에서 긴급 미팅을 소집했다. 결국 2부가 시작되기 직전, "쾌적한 공연 관람 분위기를 위해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는 장내 방송을 두 차례나 해야 했다. 공연 1부 시작 전도 아니고, 2부가 열리기 전에 안내 방송을 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2부 연주 곡목인 비발디의 〈사계〉에서도 '봄'의 3악장과 '여름'의 1·3악장이 끝날 때마다 중간 박수는 빠지지 않았다. 마치 느린 곡은 그냥 넘어가고, 빠른 곡이 끝나면 무조건 박수를 친다는 '보이지 않는 법칙'이 작동하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이날 1·2부가 모두 끝난 뒤 집계된 박수는 모두 10차례나 됐다. 통상 작품 3곡을 연주하는 데 필요한 박수를 3배나 초과했다. 관람 분위기가 '쾌적'할 리 없었다.
이날 공연 티켓 중 1700여 장(77%)은 미리 한 은행이 단체 구매했고, 일반 관객에게는 500여 장(23%)만 돌아갔다. 이 때문에 공연 전부터 초대 관객들이 관람 분위기를 주도해 '그들만의 리그'가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날 무대는 "초대권 관객이 많을수록 악장간 박수가 많다"는 공연업계의 통설을 입증하는 자리가 됐다.
무터의 〈사계〉는 옛 악기와 옛 연주법으로 바로크 음악에 다가가는 '시대 연주의 공세'가 치열한 요즘, 거꾸로 현대 악기의 매력을 발산했다는 점에서 색다른 '대응'의 의미가 깊었다. 하지만 무더기 티켓 매집(買集)과 눈치 없는 박수 세례로 그 빛은 바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