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흐르는 계곡이 예술의 마을로…

입력 : 2008.06.02 23:05

제1회 양주시 장흥 아트밸리 페스티벌

이 축제의 키워드는 '변신'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러브호텔이 예술가의 혼이 숨쉬는 아틀리에로 변하고, 한여름 신나는 놀이터였던 야외수영장은 운치 있는 조각작품이 머무는 너른 마당이 됐다.

《제1회 양주시 장흥 아트밸리 페스티벌(Art Valley Festival)》이 지난달 30일 개막해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장소는 경기도 장흥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아트파크와 제1·2 아틀리에, 조각아틀리에, 청암민속박물관 등이 나란히 자리했다. 지리적 조건을 십분 활용한 이 축제는 장흥아트파크가 주관한다.

우선 눈길을 끄는 건 계곡 중간 지점에 자리한 제2아틀리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텔이었던 건물을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개조했다. 석철주, 양순열, 전수천, 한진섭 등 작가 51명을 새 식구로 맞아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들의 작업실을 일반에 공개했다. 30일 계곡에 놀러 왔다가 우연히 아틀리에를 찾은 이혜영(여·24)씨는 "방마다 참신한 작품들이 들어차 있어 작가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며 "작업 중이던 작가가 다가와 작품 설명도 해줘 그림이 한결 친근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작업실을 직접 가보지 못해 아쉽다면 이곳 지하 1층에 마련된 《아틀리에 작가전》을 찾으면 된다. 윤병락, 이정웅, 박은하 등 제1·2 아틀리에에 입주해 있는 작가 22명의 다양한 작품을 오는 29일까지 볼 수 있다.

아틀리에를 나와 계곡을 따라서 백석 방향으로 5분만 걸어 올라가면 우측에 '조각아틀리에'가 나온다. 야외수영장을 잔디로 메워 만든 너른 마당 곳곳에 조각아틀리에 1기 입주작가인 김건주, 신치현, 최태훈 등의 작품이 놓여 있다. 축제가 끝나도 9월30일까지 두고두고 볼 수 있다.
허공에 커다란 그물을 매단 것 같은 모양의 대형 설치작품〈에어 포켓〉에서 어린이들이 뛰어 놀고 있다./장흥아트파크 제공
허공에 커다란 그물을 매단 것 같은 모양의 대형 설치작품〈에어 포켓〉에서 어린이들이 뛰어 놀고 있다./장흥아트파크 제공

계곡 초입에 있는 '아트파크 미술관'은 유명 작가들의 공간이다. 데이비드 걸스타인을 비롯 백남준, 안젤름 키퍼, 데미안 허스트 등 국내외 거장의 작품을 오는 30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다. 부인과 함께 온 김정환(57)씨는 "예상보다 좋은 작품이 많아 꼼꼼히 둘러봤다"며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술관 옆 '옐로 스페이스' 관에는 거미줄 같이 생긴 커다란 그물이 허공에 겹겹이 매달려 있다. 그물 여기저기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아이들이 "꺄아!" 소리를 지르며 기어 다니고 튕겨 올라가고 펄펄 뛴다. 알록달록한 나일론 실로 촘촘히 짠 이 그물의 이름은 '에어포켓(Air Pocket)'. 일본의 섬유미술가 토시코 호리우치 맥아담(68)이 만든 신개념 놀이터다. 1~2만원의 참가비만 내면 오는 30일까지 도자기를 구울 수 있고(어린이체험관), 나만의 문패(조각공원)도 만들 수 있다. 야외공연장에서 가수 이은미씨가 개막 축하 공연을 한 데 이어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밴드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www.artpark.co.kr (031)877-0500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