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5.14 23:43
칠레 음악극 '신 상그레'
"연극은 영화를 부러워하고 영화는 연극을 따돌린다."
연출가 이윤택이 연극 《오구》를 카메라에 담아 80벌의 '분신(分身·프린트)'으로 복제한 뒤 한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의정부음악극축제에 초청된 칠레의 《신 상그레(Sin Sangre)》는 연극·영화의 이런 이분법을 극복하며 공존의 한 풍경을 보여줬다.
《신 상그레》 무대에는 스크린이 두 개 겹쳐 있었고 그 사이에서 배우들이 연기했다. 앞쪽 스크린에 자동차를 띄워 배우들이 타고, 뒤쪽 스크린에 배경을 펼치면 주행 장면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아버지와 오빠가 살해되고 홀로 남은 딸이 성장해 복수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 음악극은 클로즈업과 공간 확장 등 영화의 장점을 최대한 가져온다. 생각을 곧장 영상으로 쏘고, 입체적으로 구성한 화면도 볼거리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를 이용하면서도 연극성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배우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으로부터 들뜨지 않게 움직였고, 회전무대로 긴장감을 높이며 과거를 재연하는 대목은 몹시 연극적이었다. 연극과 영화를 접목한 이 '신품종'은 배우들이 스크린 밖으로 나갈 때 어렴풋이 노출되는 등 흠결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신선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내한공연 때마다 자막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관객 입장에서는 스크린에 붙어 있어 집중을 방해하지 않은 《신 상그레》의 자막이 반가웠다. 드라마틱한 반전이 들어 있는 엔딩도 큰 박수를 받았다.
▶17~18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 (032)874-3178~9
연출가 이윤택이 연극 《오구》를 카메라에 담아 80벌의 '분신(分身·프린트)'으로 복제한 뒤 한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의정부음악극축제에 초청된 칠레의 《신 상그레(Sin Sangre)》는 연극·영화의 이런 이분법을 극복하며 공존의 한 풍경을 보여줬다.
《신 상그레》 무대에는 스크린이 두 개 겹쳐 있었고 그 사이에서 배우들이 연기했다. 앞쪽 스크린에 자동차를 띄워 배우들이 타고, 뒤쪽 스크린에 배경을 펼치면 주행 장면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아버지와 오빠가 살해되고 홀로 남은 딸이 성장해 복수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 음악극은 클로즈업과 공간 확장 등 영화의 장점을 최대한 가져온다. 생각을 곧장 영상으로 쏘고, 입체적으로 구성한 화면도 볼거리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를 이용하면서도 연극성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배우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으로부터 들뜨지 않게 움직였고, 회전무대로 긴장감을 높이며 과거를 재연하는 대목은 몹시 연극적이었다. 연극과 영화를 접목한 이 '신품종'은 배우들이 스크린 밖으로 나갈 때 어렴풋이 노출되는 등 흠결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신선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내한공연 때마다 자막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관객 입장에서는 스크린에 붙어 있어 집중을 방해하지 않은 《신 상그레》의 자막이 반가웠다. 드라마틱한 반전이 들어 있는 엔딩도 큰 박수를 받았다.
▶17~18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 (032)874-31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