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3.31 23:19
| 수정 : 2008.04.01 06:51
파격적 '인형의 집' 연출…
美 실험극 거장 브루어 내한
"가부장적 사회 구조 드러내고 싶어"
왜소증 男배우· 장신 女배우 기용
헨리크 입센(1828~1906)의 명작 '인형의 집'을 공연하며 130㎝도 안 되는 왜소증 남자 배우들과 170㎝가 넘는 여자 배우들만 출연시켜 충격을 준 연출가 리 브루어(Breuer·71·사진)가 한국에 왔다. 그는 로버트 윌슨, 리처드 포만과 함께 미국 실험극의 거장으로 꼽힌다.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발상으로 연극을 만드는 브루어는 1983년엔 그리스 비극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모건 프리먼 등 흑인 배우들로만 공연(연극 '콜로노스의 가스펠')해 오비(Obie)상을 비롯해 여러 연극상을 가져갔었다.
'인형의 집' 내한 무대(3~6일 LG아트센터)를 앞두고 방한, 31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내가 연출한 '인형의 집'을 본 관객 반응은 남녀가 너무 달랐다. '이건 딱 내 이야기'라며 여자들은 환호했고, 남자들 중엔 욕을 내뱉는 관객도 있었다"고 전하며 "솔직히 그런 논쟁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여행 가방을 든 노라가 집을 떠나며 문을 쾅 닫는 것으로 끝나는 '인형의 집'은 지난 130년간 여성 해방을 상징하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브루어는 무대를 진짜 인형의 집처럼 꾸미고 3~4세용의 초미니 의자와 작은 가구들을 들여놓는다. 이 집은 왜소한 남자 배우들에게는 어울리는 공간이지만 키 큰 노라에겐 너무 작다. 남편의 체구는 구두를 신어도 키가 여자 허리까지밖에 안 닿는다. 연출가는 "여자가 무릎을 꿇어야 눈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왜소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명령하는 이미지로 가부장적 사회 구조를 드러내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가 굴러가게 하는 게임의 룰은 남자가 정했지만, 결국 남녀 모두가 희생자"라고도 했다.
'인형의 집' 내한 무대(3~6일 LG아트센터)를 앞두고 방한, 31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내가 연출한 '인형의 집'을 본 관객 반응은 남녀가 너무 달랐다. '이건 딱 내 이야기'라며 여자들은 환호했고, 남자들 중엔 욕을 내뱉는 관객도 있었다"고 전하며 "솔직히 그런 논쟁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여행 가방을 든 노라가 집을 떠나며 문을 쾅 닫는 것으로 끝나는 '인형의 집'은 지난 130년간 여성 해방을 상징하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브루어는 무대를 진짜 인형의 집처럼 꾸미고 3~4세용의 초미니 의자와 작은 가구들을 들여놓는다. 이 집은 왜소한 남자 배우들에게는 어울리는 공간이지만 키 큰 노라에겐 너무 작다. 남편의 체구는 구두를 신어도 키가 여자 허리까지밖에 안 닿는다. 연출가는 "여자가 무릎을 꿇어야 눈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왜소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명령하는 이미지로 가부장적 사회 구조를 드러내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가 굴러가게 하는 게임의 룰은 남자가 정했지만, 결국 남녀 모두가 희생자"라고도 했다.
리 브루어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해서도 촌평했다. "오바마(흑인 남자)와 힐러리(백인 여성)의 승부에서 관전 포인트는 인종이 아니라 젠더(gender), 사회적 의미의 성(性)이다. 흑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만큼,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이 연출가는 "130년간 세상에는 달라진 게 많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며 "이 연극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온전한 인간일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고 했다.
2003년 미국에서 초연해 오비상 연출상을 받은 브루어의 '인형의 집'은 이번 서울이 29번째 공연하는 도시다. 유럽은 물론 파키스탄, 몽골, 짐바브웨도 거쳤다. "아내가 아이들을 내 팔에 안겨놓고 집을 나설 때,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정말 작아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는 브루어는 "한국 관객은 이 연극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5회 공연 객석은 이미 다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