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뮤지컬 '영웅' 만든다

입력 : 2008.03.26 01:39   |   수정 : 2008.03.26 06:36

연출가 윤호진 "의거 꼭 100년뒤인 내년 10월26일 초연"
하얼빈 거사가 하이라이트… 3D영상 동원해 생생하게

"작년에 만난 일본 기자들이 차기작을 묻길래 '안중근(1879~1910)이 주인공인 뮤지컬이다' 했더니 얼굴이 돌처럼 굳어졌어요. 명성황후(1851~1895) 서거 100주년이던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를 초연했는데,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2009년)에 또 사극을 올립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100년은 더 빛나는 역사를 일궜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안중근 의사 순국 98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연출가 윤호진이 '명성황후' 후속 뮤지컬 '영웅'을 공개했다.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웅'은 하얼빈역 의거로부터 꼭 100년 뒤인 내년 10월 26일 예술의전당 혹은 국립극장에서 초연할 계획이다. 윤호진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영웅'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마음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영웅 안중근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작곡가 이지수, 연출가 윤호진, 작가 한아름, 드라마투르그 성기웅, 무대미술가 박동우(왼쪽부터) 등 뮤지컬‘영웅’제작진이 25일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에이콤 제공
작곡가 이지수, 연출가 윤호진, 작가 한아름, 드라마투르그 성기웅, 무대미술가 박동우(왼쪽부터) 등 뮤지컬‘영웅’제작진이 25일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에이콤 제공
지난 2004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에서 처음 뮤지컬 제작을 의뢰했을 때 윤호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제가 무거운 뮤지컬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명성황후' 후속편이라고 생각하니 의욕이 생겼다. "안중근 의사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에다 러브 스토리도 없어 극적 재미를 살리기 어렵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그 빈자리는 상상으로 채웠습니다."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가 게이샤가 돼 이토 히로부미에 접근하고, 고종의 둘째아들 이강(의친왕)이 안중근의 거사를 돕고, 안중근과 중국 여인의 러브스토리를 상상력으로 꾸몄다. 뤼순감옥에 갇힌 안중근에게 이토의 혼이 나타나 "왜 날 쐈느냐"고 묻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웅'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하얼빈역 거사 장면이다. 연출가, 작가(한아름), 작곡가(이지수) 등과 함께 최근 중국·러시아를 답사했다는 무대미술가 박동우는 "이토가 탄 기차가 들어오고 안중근 의사가 군중 속에서 저격하는 순간에 집중하고 있다. 3D영상을 보조적으로 쓰면서 관객이 최대한 현장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12억원 규모였던 '명성황후' 초연과 달리 '영웅'은 50억원짜리 프로젝트다. 영화 '올드보이' '실미도', 드라마 '겨울연가'의 작곡가 이지수가 맡은 음악은 클래식을 기본으로 하고 불협화음도 넣을 계획이다. 윤호진은 "처음부터 중국과 일본 뮤지컬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외로움과 책임감 등 이토의 인간적인 모습도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를 뽑는 오디션은 오는 7월쯤 열린다.

뮤지컬 '영웅' 취재영상(1). 중국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의 거사 현장이 담긴 영상으로, 에이콤이 제공했습니다. /박돈규 기자


뮤지컬 '영웅' 취재영상(2). 안중근 의사가 생을 마감한 중국 뤼순감옥 현장이 담긴 영상으로, 에이콤이 제공했습니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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